한국선주협회 고위 관계자는 5일 "세계 해운시장의 불황으로 해운업계는 운임이 운항 원가에도 못 미치는 등 어려움 겪고 있다"면서 "구조조정기금의 선박펀드 투자 비율을 높이면 헐값 매각을 우려해 선박매입을 꺼리던 해운사들의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출범된 선박펀드는 1차로 4조 원 규모로 조성해 62척의 선박을 매입하기로 했으나 최근까지 1982억 원을 투입해 17척을 사들이는 데 그쳤으며 2차 매입도 계속 연기되고 있다. 해운사와 채권은행들이 업황이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헐값 매각을 꺼린 탓이다.
이밖에 대형사의 경우 채권단과 MOU를 맺고 계열사와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의 자구 노력을 진행토록 할 방침이며 중소 해운업체에 대해서도 패스트트랙(중소기업 신속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지급보증과 선박금융의 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 구체적인 금융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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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해운사 관계자는 "담보로 제공하는 선박 가치가 떨어지면서 은행이 당초 약속한 대출금을 줄이거나 상환시기를 갑자기 당겨 어려움이 크다"면서 "정부가 지급 보증을 확대해주면 해운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해운사들은 올들어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한진해운 8000억원, 현대상선 8000억원, STX 팬오션 5500억원 등을 조달했으며 자산매각도 활발하게 진행해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5,220원 ▲40 +0.77%), 현대상선 (17,630원 ▲320 +1.85%), STX팬오션 (3,540원 ▲10 +0.28%), 대한해운 (1,913원 ▲56 +3.02%) 등 빅4 업체가 2조5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는 등 사상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며 "정부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좀 더 과감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