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1200만원이하 "강남권 꿈도 못꿔"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10.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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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대장정 막바지, 일반공급 문제점 점검

보금자리, 1200만원이하 "강남권 꿈도 못꿔"


-강남권 '고액납입자만의 리그'…기회조차 없어
-지역우선 30% 일률적용 '허점' 당해지역 미달사태


약 한달 간 진행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지난 7일 국가유 공자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6일부터 29일까지 무주택세대주 5년 이상 청약저축 1순위 일반공급 접수가 진행됐다.

현재까지 집계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접수결과를 통해 공급제도와 방식 등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봤다.



◇저축액 1200만원 이하 "강남권 꿈도 꾸지마"=예상대로 강남권의 인기가 거셌다. 지난 26일 일반공급 사전예약 첫날 서울강남, 서초 2개 지구 신청자가 모집물량을 넘어 마감됐다. 서울 강남은 560가구 모집에 181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2대 1, 서울 서초는 340가구 공급에 809명이 접수, 2.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보금자리, 1200만원이하 "강남권 꿈도 못꿔"
강남권 당첨이 납입액 2000만원으로 예상된 대로 접수기준 1200만원의 2배가 넘는 2500만원 납입자도 신청했다. 27일 800만원 이상 납입자는 강남권 청약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청약저축은 월 최대납입금이 10만원으로 2000만원이 되려면 16년 이상 장기간 부어야 한다.



사전예약 기회를 얻지 못한 김경헌씨(36·서대문구)는 "특별공급자격에 아깝게 해당이 안돼 일반공급을 노렸는데 첫날 마감되는 바람에 신청도 못했다"며 "젊은 세대들은 통장을 명의이전 받지 않는 한 강남진입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약저축 2~3순위도 보금자리주택은 '그림의 떡'이다. 강남진입은커녕 고양원흥, 하남미사지구에도 신청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내년 보금자리 2차 세곡2, 내곡지구 등 강남권에서 약 1만 가구가 공급되지만 청약저축 고액 납입자가 몰리면 접수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들도 다자녀특별공급, 신혼부부 특별공급 해당자가 아니면 일반공급 접수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공급물량, 거주자 수에 따라 지역우선공급비율 차등화해야=강남권은 일반공급 첫날 마감된 반면, 하남미사지구는 셋째 날까지 당해지역에서 313가구가 미달됐다.


하남지구는 일반공급 4057가구 모집에 1만2420명이 신청해 고양원흥보다 청약경쟁률이 높았지만, 당해지역물량에 배정된 1203가구가 모집수를 채우지 못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하남미사 A7단지는 당해지역은 120가구 모집에 58명이 신청해 62가구 남았지만, 수도권 지역은 284가구 모집에 2341명이 몰려 2057가구가 넘쳤다. 당해지역과 수도권지역 접수결과가 극명히 엇갈렸다.
↑ 하남미사지구 일반공급 3일째 접수결과, 수도권은 모든단지가 공급물량을 넘어섰만, 당해지역은 미달된 곳이 많다.  ↑ 하남미사지구 일반공급 3일째 접수결과, 수도권은 모든단지가 공급물량을 넘어섰만, 당해지역은 미달된 곳이 많다.
이에 따라 일률적으로 지역우선공급 비율 30%를 적용하기보다 지역거주자 수와 공급물량에 비례해 차등적으로 적용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하남미사지구에 청약한 한 수도권거주자는 "불입액, 납입회차가 많고 하루 먼저 청약했지만 미달된 물량이 29일 접수하는 해당지역사람들에게 돌아가니 허탈할 뿐"이라고 말했다.

유상철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본부 주무관은 "해당지역 사람들의 민원소지가 있어 어쩔 수 없이 당해지역에 30%를 배정했다"며 "당첨자 선정 후 자료가 취합되면 2차 보금자리 공급에 앞서 기존 문제점을 반영해 공급방식 수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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