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지분매각, 할인율 높지 않을 듯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도병욱 기자 2009.10.2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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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예보, 우리금융 지분 7% 다음달 매각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11,900원 0.0%) 지분 7%를 다음 달 매각한다. 예보는 이달 29일 우리금융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이를 토대로 지분 매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매각할 지분은 총 5640만 주 정도로 현재 주가(27일 오전 1만6500원)를 감안하면 금액으로는 9400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소수 지분 7% 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다음달 중 우선 7%를 매각하고 시장의 반응을 살핀 뒤 추가로 매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본회의를 열어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73% 가운데 7%를 블록세일로 우선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금융권은 이번 지분매각에 어느 정도 할인율이 적용될 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각된 지분의 차익매물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앞으로 예정된 우리금융 경영권 등을 포함한 지배 지분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무적 투자가에게 매각하는 소수 지분은 통상 시가보다 가격을 낮춰주는 ‘할인율’이 적용되나, 이번에는 되레 프리미엄을 받는 ‘역할인’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우리금융은 경영실적 회복이 빠른데다 주가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서 굳이 시가보다 낮게 팔 이유가 없다는 게 예보의 입장이다.

우리금융 주가는 올 6월 말 1만200원(종가)에서 7월 말 1만4050원으로 상승한 후 9월 말에는 1만5950원으로 한차례 더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올 3분기 3500억 원, 연간으로는 1조 원 가량 예상된다"며 "주가예측은 조심스러우나 아무래도 실적을 반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매각에서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대 5~15% 내외에서 할인율이 정해질 것으로 보이나 주가가 강하면 반대로 프리미엄도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을 지불한다는 건 이번에 지분을 인수할 곳은 대부분 중장기 투자자라는 얘기다. 실제 예보는 우리금융 지분을 단기 투자가에게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권은 이번 소수 지분 매각이 우리금융 민영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의 지분이 흩어질 수록 인수자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물론 민영화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지적도 적잖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확실하다면 굳이 소수지분을 매각할 필요도 없으나 사정은 그렇지 않다"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우리금융의 인수자를 찾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예보가 우리금융 매각에 대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50% 아래로 내려놓고 2대 주주에 실질적인 경영을 맡기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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