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의 근성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고 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남에게 뒤지기 싫어하는 '일등(최고) 추구주의'와 이를 이루려고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일을 하는 '빨리빨리 문화'일 것이다. 이런 '빨리빨리 문화'와 '일등(최고) 추구주의'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외국인들도 한국에 와서 살면서 자신의 나라와 다르다고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이것이다. 한민족의 대표적인 근성이 되어버렸린 것이다.
얼마 전에 2008년도에 대한남성과학회에서 조사한 우리나라의 조루증 유병률에 대한 논문 자료를 정리하다 과연 다른 나라의 조루증 유병률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여 조사를 하게 되었다. 조사한 결과를 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시 조루증에도 우리나라가 '세계최고'를 달성한 사실을 발견하곤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조루증의 전세계 유병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중동 지역이 12.4%, 남북유럽이 21~22%, 미국 호주 라틴 아메리카가 26% 정도다. 우리나라는 27.5%로 가장 높다. 중동 지역은 종교적인 이유로 일부다처주의이기 때문에 조루증이 적은 것 같고 서양의 경우도 인종적인 차이와 개방적인 성문화 때문에 우리나라보다는 유병률이 적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우리나라의 조루증 유병률은 세계 최고 수준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빨리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국민적 습성이 조루증을 일으킨다고 연관을 짓는 것을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 가는 한국 남성들이 직장과 사회에서의 스트레스를 견디기도 힘들 터인데 침실에서도 조차 무거운 짐을 내려 놓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기우가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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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조루증이 직접적으로 급한 성격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의 주거 형태가 한 지붕 아래 부모와 자식이 같이 기거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성생활을 하지 못하고 침실 밖의 눈치를 항상 보면서 관계를 갖다 보니 조루의 습성이 부지불식간에 생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일생을 살다가 자식들 공부 다 시키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될 쯤에 가장 관심을 갖는 게 성문제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조루증은 부부간에 성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침실에서의 심리적인 안정이 조루증 예방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우리나라의 조루증 유병률이 불명예스러운 일등 자리는 내 놓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 된다.
일상 생활에서 습관화돼 국민성처럼 굳어버린 쫓기듯이 급하게 최고만을 추구하는 '빨리빨리 문화'와 '일등(최고) 추구주의'를 침실에서만은 잊어버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침실에서만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느릿 느릿하게 꼴찌'가 되는 것이 부부금슬에 최고의 명약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