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터키법인, 시장점유율 1위 비결은

이즈밋(터키)=이학렬 기자 2009.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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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적 노사관계…차별화된 마케팅전략 적중

현대자동차 터키 현지법인이 터키 시장점유율 16%로 르노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1997년 터키 진출 이후 12년만에 성과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터키를 방문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어려운 시기에 기업가 정신이 꽃핀 현장"이라며 가슴 뿌듯해 했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 현지법인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협력적인 노사관계다. 회사는 직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는 의사가 상주하는 사내병원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사보험까지 제공하고 있다. 낙후된 터키 의료 여건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지원이라는 평가다.



직원들은 무노조로 회사의 배려에 보답했다. 높은 애사심과 충성도가 반영된 결과다. 이직률이 낮고 출근율이 높은 것도 현대차 현지법인의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며 "일에 대한 집중력과 기술력도 높다"고 말했다.

내수 판매에 집중한 전략도 성공 요인이다. 현대차 터키법인의 지난해 수출비중은 64%였으나 올해 20%로 낮췄다. 대신 내수비중을 36%에서 80%로 높였다.

택시 범퍼 무상 교환 프로그램 등 택시기사를 활용한 마케팅도 효과를 보였다. 택시기사의 입소문을 믿었던 것이 통한 셈이다.


전 주재원이 토요일에 딜러를 방문해 격려해 스킨십을 높인 것도 현대차가 1위를 차지한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딜러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딜러들에게 쇼룸 방문고객의 판매 성공률을 높여달라고 요구한 것이 적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터키 현지법인의 목표는 이제 바뀌었다. 그동안에는 앞만 보면 됐지만 앞으로는 1위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불우아동 장학금, 식수활동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수해지역 긴급 차량정비 구호활동 등 홍보를 강화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베르나(현지명 엑센트)에 대한 국민차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현지 법인장인 엄광흠 전무는 "1위 자리 수성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현장경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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