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예멘광구 투자금 현대重·한화가 부담

더벨 하진수 기자 2009.10.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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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초기투입 '제로'… 공기업 역할 논란

이 기사는 10월07일(07: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현대중공업과 한화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한 예멘 소재 육상광구 투자 사업비 대부분을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에게 전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기업의 원활한 자원개발을 도와주겠다던 공기업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 2007년 7월 석유공사는 예멘에 소재한 육상 4광구를 매입하기 위해 현대중공업· 한화와 '한국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예멘 광구의 지분 100% 중 한국컨소시엄이 50%를 소유하고 나머지 50%는 예멘석유공사(YICOM)가 가져가는 구조.

운영권자인 석유공사는 28.5%의 지분을 소유하고 현대중공업과 한화가 각각 14.25%와 4.75%, 석유공사의 현지 매입 주관업무를 담당한 SIG(Al-Shaif International Group)가 2.5%의 지분을 취득해 총 50%의 지분을 한국컨소시엄이 가져가는 것이 계약의 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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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운영계약(Joint Operating Agreement)에 따라 석유공사가 예멘측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지분매입을 위해 필요한 1428만달러와 함께 석유공사의 현지 주관사 수수료 36만달러 등을 포함해 총 1914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실제 지출한 금액은 전무했다. 당시 운영권자로 사업에 참여했던 석유공사가 현대중공업과 한화로부터 거액의 프리미엄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한화로부터 각각 1736만달러, 578만달러 등 총 2314만달러의 프리미엄을 챙긴 석유공사는 광구 구입에 필요한 비용을 제하고도 400만달러의 돈을 남겼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과 한화는 지분매입비와 서명보너스, 자문수수료 등을 포함해 각각 2693만달러와 897만달러의 대금을 예멘측에 지급했다. 지분율이 14.25%와 4.75%에 그치는 현대중공업과 한화가 28.5%의 석유공사보다 높은 대금을 납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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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측은 운영권자로서 일정 부분 프리미엄을 받고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이 향후 성장성을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고 리스크가 큰 사업인 만큼 운영권자가 초기 투입비를 적게 가져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주장이다.

석유공사 담당자는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에게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으나 이들 또한 전문가인 만큼 관련 구조에 대한 일정 수준의 이해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얘기는 다르다. 석유공사가 지나치게 높은 프리미엄을 받아 사업 진행에 따른 리스크를 컨소시엄 참여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 석유공사의 초기 투입금액이 없는 만큼 향후에 발생할 수도 있는 손실에 대해서는 온전히 현대중공업과 한화가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의 운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다고 해도 실제 지분매입비 보다도 높은 금액을 수수료로 책정한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며 "석유공사를 믿고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업체들은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계약의 경우 석유공사의 지분매입비를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에게 대납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자원개발에 나서고자 하는 민영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예멘 4 개발광구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106배럴 규모. 사업 참여 이후의 총 생산량도 총 8만7000배럴에 그치고 있다. 원유 생산량이 최소판매량에 미달함에 따라 석유공사도 운영권을 인수한 이후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예멘 4광구의 경우 3600만배럴의 매장량이 확인된 개발광구와 초기단계의 생산광구를 포함하고 있어 2008년 본격 개발이 시작될 경우 일일 5000배럴의 원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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