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삼성電 매도하겠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9.10.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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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피크 확인..편입비중 높아 매도 움직임 우세

"당초 시장에 알려진 실적을 크게 상회하지 않고 오히려 4분기 이후 실적 불안감을 확인시켜 줬다."

삼성전자가 6일 연결기준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4조1000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펀드매니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3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의 컨센서스(3.8조~4조)보다는 분명 양호하지만 당초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는 크게 상회하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2주전에 4.5조원이 나올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며 "이같은 기대감에 비교하면 오늘 실적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특히 7월 1.7조원, 8월 1.8조원이 나왔다고 시장에 알려진 상황에서 이날 4.1조원의 실적은 9월 영업이익이 5천억에 그쳐 '3분기가 어닝 피크'라는 기존 우려감을 확인시켜 오히려 주가엔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실적 우려감이 삼성전자 주가가 오후 2시현재 3000원(0.40%) 상승에 그치는 주원이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 "삼성電 매도하겠다"


여기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의 비용처리 원칙에 대한 불확실성도 4.1조원의 영업이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욱 KB자산 주식운용팀장은 "마케팅비용과 성과급이 3분기에 반영될 경우 4분기 실적은 시장 우려보다 좋아질 수 있지만 이를 3분기 실적에 반영했는지에 대해 회사측에서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아 펀드매니저들은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소개했다.

펀드편입비중이 높은 점도 펀드매니저들이 이날 실적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다수 펀드들이 삼성전자를 시가총액비중(13%)만큼 어닝 서프라이즈 아닌 실적에 근거해서 굳이 추가 매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이번 실적발표를 비중 축소 계기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윤식 유진자산 주식운용이사는 "대다수 펀드에서 이날 실적발표를 비중축소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증시가 단기 조정국면에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실적전망이 불투명한 대장주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 이사는 "엘지전자(핸드폰)나 LG디스플레이(LCD)가 미리 조정을 보였기 때문에 이들 사업부문을 모두 거느린 삼성전자도 70만원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여기다 주가상승을 견인했던 반도체 가격상승 모멘텀이 둔화될 경우 조정폭은 예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도 "삼성전자 주가는 올 연말까지 박스권(70만원~80만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이 1170원대로 내려오면서 4분기 실적기대감에 대한 하향조정이 나타나고 있고 외국인의 순매도로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4분기 LCD, 휴대폰, 가전 부문은 가격경쟁 및 계절효과로 전분기대비 약화될 가능성이 커서 조정시 편입비중 확대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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