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사는 그동안 현대가의 사실상 맏며느리 역할을 하며 '조용한 내조'를 펼쳐왔다. 현대가는 2007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장례 이후 또 한 번 큰 상을 치르게 됐다.
이 여사는 현대차 그룹이 공식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보이지 않게 내조를 해왔다. '35년 주부' 생활을 마치고 2003년 계열사 해비치리조트의 이사를 맡으며 조심스런 사회활동을 시작했지만 전면에 나서기보다 한발 물러서 남편과 아들, 조카 등 가족을 챙겼다.
특히 1991년 손위 동서인 고 이양자 여사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현대가의 맏며느리로서 집안을 두루 챙겼다.
조카인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이사가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할 때는 상견례는 물론 결혼식장에서 손수 하객을 맞으며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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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랑도 남달랐다. 외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과거 '디자인경영'을 본격화하자 이례적으로 '모하비'와 '제네시스' 신차 출시회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아들을 격려했다. '모하비' 출시행사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어머니, 고맙습니다"며 화답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안팎으로 현대가를 뒷받침해온 이 여사가 세상을 떠나자 가족들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한 현대가 3세 경영자는 이날 "오늘 아침에야 별세 소식을 들었다"며 "너무 경황이 없고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당분간 각종 축하행사 및 골프 등을 금지하며 애도를 표하기로 했다.
이 여사는 실향민의 딸로 서울 숙명여고 출신이며 정 회장과 연애결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