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5.68% 급락한 7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전자 (110,100원 ▲600 +0.55%)도 5.56%,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반도체는 4.33%,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는 3.72% 각각 떨어졌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도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펀더멘탈에는 변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히려 D램 등 반도체 가격이 4분기에는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지만 최근에는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질 정도로 환경이 좋아진 상황이다.
투자전략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환율과 함께 외국인들의 단기 차익실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은 오후 들어 매도 규모를 빠르게 확대했고 이중 대부분을 전기전자(IT)에 집중시켰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미국 제조업수주가 예상을 하회했고 이중 내구 소비재 주문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며 "미국 경기와 민감한 IT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1200원선이 무너지고 1170선까지 내려오면서 외국인들이 환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일단 표면적으로는 환율의 영향이 크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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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일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부터 실적 발표 이전에 실적 예상치를 매분기말 직후 발표하기도 했다. 3분기 실적 예상치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4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 가이던스에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가격 상승은 3분기 영업이익 4조원에 대한 기대감과 4분기 가이던스 상승이었지만 그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거나 '반도체의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휴대폰과 디스플레이의 실적 둔화가 뚜렷해 실적 개선 모멘텀이 급격하게 약화되고 있다'는 해석 등이다.
특히 이 내용이 미리 시장에 흘러나갔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지난 2분기 가이던스 발표 이전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이후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가이던스를 발표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의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 강세를 감안하면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IT가 주도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쉬어갈 수 있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환율 효과, 미국 시장의 조정 등으로 인해 IT도 4분기에는 크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다만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주도주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태동 팀장도 "주도주가 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할만한 강력한 이익모멘텀이나 저평가 매력, 정책의 강력한 수혜 등의 조건이 필요한데 현재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업종은 IT와 자동차 뿐"이라며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주도주의 교체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