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출구전략 G20 함께, 금리인상 불가"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09.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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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외신기자간담회.."원화가치 절상은 시장수급에 따른 당연한 결과"

정부가 출구전략을 국제공조를 통해 G20국가들과 함께 실시할 것임을 밝혔다. 또,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측에 신속하게 한미 FTA계약 비준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출구전략은 국제공조 속에서, 특히 G20국가와 함께 실시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한국이 독단적으로 때 이르게 출구전략을 시행하면 경제를 다시 후퇴시킬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장관은 “정부는 경제회복의 진전에 따라 (출구전략을) 차근차근 준비할 필요가 있으나, 현 상황에서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윤증현 "출구전략 G20 함께, 금리인상 불가"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윤 장관은 “경기가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으며 깊은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좋은 뉴스가 들리고 있다”며 “한국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장관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을 받지 않는 한, 한국경제는 당초 목표한 연 성장률 -1.5%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내년 우리경제의 모습은 일정수준 회복 후 그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윤 장관은 “내년 우리경제가 일정 수준까지 회복한 이후 U자나 V자로 가기는 어렵지 않겠냐”며 “회복된 상태에서 옆으로 쭉 이어지는 '┌' 또는 'L자'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용문제 및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도 동시에 표했다. 특히 윤 장관은 “국내 민간부문의 소비와 투자에서 활기를 찾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확장적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할 뜻도 재차 밝혔다. 윤 장관은 “다음 분기의 경제성장 가능성을 보면서 어려운 시기가 지났다고 믿고 있지만 경기 회복의 지속성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민간부문이 확실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지 재정확장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의 신속한 한미FTA 인준도 요청했다.

윤 장관은 “한국은 미국, 인도 같은 거대 경제국과 신속한 FTA비준을 통해 교역과 투자파트너 확대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한미 FTA의 비준이 이뤄지도록 미국 측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어 “국제무역에 있어 우리는 어떤 형태의 보호주의에도 강하게 맞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원화가치 절상에 대해 윤 장관은 “많은 외화유동성이 외부로부터 시장에 공급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는 시장수급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정부는 이 같은 시장기능을 최대한 존중하며 적정 환율수준은 시장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의 정상적 흐름에서 이탈할 정도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경우 정부가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 윤 장관은 단호한 어조로 “아직 그럴(금리를 올릴) 단계가 절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밖에,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및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여부를 묻는 질문에 윤 장관은 “당사국과의 논의는 필요하나 통화스와프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다음은 외신기자들과의 문답.



-민간 투자 및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내년 한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없나.
▶경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예측이다. 전대미문의 위기라고 걱정했지만 1년 정도 지나면서 전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빨리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신속한 국제공조 덕분이다. 그러나, 내년에 들어섰을 경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복이 일정수준 된 이후 U자나 V자로 가기에는 어렵지 않겠나. 회복된 상태에서 옆으로 쭉 가는, 횡보를 지속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신종플루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신종플루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대응을 위한 치료백신이 많이 보급되고 있고 정부가 충분한 예산 투입해서 대응하고 있다. 현재 한 고비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G20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합의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의제로 논의될 것은 분명하다. 앞서 열린 G20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은 출구전략 준비는 철저히 해야 하지만 실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대부분 공감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이같은 논의가 이어질 것이다. 출구전략을 준비하면서 △타이밍(시점) △스피드(속도) △시퀀스(순서) 등 3가지가 포인트다. 국가별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최근 원화가치 절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가 보는 적정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환율은 기본적으로 경제 펀더멘탈을 기본으로 한다.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정해진다. 최근 많은 외화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고, 자본시장에서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외환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되다 보니 원화가 절상되고 있다. 이는 시장수급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정부는 이런 시장 기능을 최대한 존중한다. 적절한 환율수준은 시장에서 결정할 문제다.

다만, 시장에서 정상적 흐름에서 이탈할 정도의 쏠림현상 나타날 경우 어느 나라나 정부가 나서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한국은행 총재와 출구전략 등을 놓고 다른 의견을 보이는 것 같다.
▶한 나라의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 총재의 입장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이렇게 각각 분할돼 있는 권능을 존중한다. 전체적으로 경제 운용하면서 중앙은행과 정부 간 긴밀한 소통이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 우리 나라는 스몰 오픈 이코노미다. 일관된 정책을 갖고 있다는 말씀이다. 정책변경이나 수립과정에서 충분한 의견교환 과정이 있어야 보다 나은 대안을 도출하는데 효과적이다.



-금리에 대한 정부 입장을 확실하게 해 달라.
▶금리인상에 대해 아직은 그럴 단계가 절대 아니라고 단호하고도 확고하게 말한다.

-한일 통화스와프 만기가 다가오는데 연장할 것인가.
▶한 나라의 금융시장 불안은 바로 다른 나라, 지역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든 나라의 금융시장 안정이 필요하다. 이런 통화스와프는 많은 나라들이 맺고 있고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 만기시점에 가서 당사국과의 논의는 필요하지만 통화스와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구했던 기업들의 매각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이닉스, 우리은행 외 일부 건설ㆍ조선사 등 정부가 10년 전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린 기업이 아직도 여러 개 남아있다. 민영화를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그동안 진행이 부진했던 것은 민영화를 위한 주변환경, 자본시장 사정 등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자본시장 여건이 나아지고 있어 앞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다.



-어제 일본 정권이 교체됐는데 정책변화에 대한 의견은.
▶전후 일본은 자본주의 시장을 통해 크게 부흥했다. 앞으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한일 양 정부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함께 경제를 키울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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