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같이 저녁 못 먹어서 미안합니다"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9.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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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타타 회장의 겸손한 모습 화제

↑라탄타타 타타그룹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타타대우상용차 프리미엄 트럭 '프리마' 신차 출시회에 참석해 새로운 트럭의 시대를 알리는 북을 치고 있다. ⓒ이명근 기자<br>
↑라탄타타 타타그룹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타타대우상용차 프리미엄 트럭 '프리마' 신차 출시회에 참석해 새로운 트럭의 시대를 알리는 북을 치고 있다. ⓒ이명근 기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저녁 식사를 같이 못하게 됐습니다. 미안합니다. 기자분들 맛있는 저녁 식사 하세요."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타타대우상용차의 중대형 트럭 '프리마' 출시 행사는 트럭 출시 행사치고는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이날 모인 기자들의 관심사는 '트럭' 이 아니라 라탄 타타 타타그룹 회장이었다.

1868년 설립된 타타는 현재 자동차, 철강, 통신, 화학 등 7개 사업부문에 1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세계 85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2007~2008년 기준으로 매출도 550억불(한화 약 67조원)에 이른다.



창업주의 증손자로 이 그룹을 이끌고 있는 타타 회장은 이 같은 한국 기자들의 관심을 알았는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했고 직접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기자들과 명함을 교환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지난 3월 인도에서 출시된 초저가 차인 '나노'의 한국진출 시기를 묻는 질문이 순서와 단어만 바뀌면서 계속돼 지루할 만도 했지만 "한국시장에서 인기를 끌만한 차별성이 없다"고 일일이 성심껏 대답했다.



20여 분간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신차출시행사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기자들이 에스컬레이터까지 따라가며 질문 공세를 벌였지만 불쾌한 내색을 하지 않은 채 잘 안 들리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말해 달라"며 공손히 답했다.

국내 대기업 회장들이 주요행사에 참여할 때 회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경호원이나 홍보 관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타타 회장 옆에 가까이 갈수 있도록 기자들한테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행사장에서도 타타 회장은 직접 북채를 잡고 타타대우상용차의 '프리마'가 트럭의 새 시대를 연다는 '북'을 치기도 했다.


특히 타타 회장은 마지막으로 "일정이 너무 촉박해 저녁식사를 못하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며 "행사에 끝까지 있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기자들에게 남겼다.

라비 칸트 타타모터스 부회장 등 다른 타타그룹 핵심 경영자들이 보여준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오후 6시 무렵 비행기 이동 문제로 타타 회장이 행사장을 떠날 때도 가벼운 목례로만 회장을 배웅했을 뿐 한 사람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테이블을 지켜 신차 출시 행사가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근규 타타대우상용차 노조 부지회장은 "타타가 외국기업이지만 한국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여러 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철폐가 가능했던 것도 노조의 노력과 함께 경영진의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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