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뉴 현대', 국내외서 동시 공식데뷔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2009.09.1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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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모터쇼·YF쏘나타 발표회 참석 강행군 돌입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전야제, 개·폐막식 주관(8월 31일~9월 9일, 울산)-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참석(9월 14일~17일)-현대차 'YF쏘나타' 신차발표회 주관(17일)- 현대차 체코공장 준공식 참석(23일 전후 출국)

지난달 21일 승진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9월 일정표는 가히 살인적(?)이다. 서울과 지방은 물론 해외를 넘나들며 숨 돌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특히 이번 주에는 해외(독일)와 국내에서 사실상 '현대차 부회장'으로서의 공식 데뷔무대를 갖는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사장에서 자리를 옮기며 '현대차의 얼굴'로 떠오른 이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발걸음과 말 한마디에서 '뉴 현대차'의 흐름을 어떻게든 엿보려고 혈안이 돼 있다. 이 때문인지 정 부회장 자신은 물론 현대차 입장에서도 이번 '공식데뷔'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눈치다.

정 부회장은 14일 오후 1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했다. 그는 국내외 주요 모터쇼를 빠짐없이 돌아보며 최신 기술과 신차동향을 살펴보는 '모터쇼 경영'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국제무대에 '현대차 부회장' 명함을 알리는 첫 기회다.



정 부회장은 이번 모터쇼 기간 동안 현지에서 현대·기아차 전시부스를 챙기는 것은 물론 주요 경쟁업체들의 신차를 살펴보며 경영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식적으로는 현지 미디어행사에서 인사말 등의 계획이 없지만 그의 비중으로 볼 때 최근 행보와 관련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어 해외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이번 모터쇼 기간 동안에도 국내는 물론 해외언론으로부터 집중 취재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 참석을 마치고 17일 오후 귀국하자마자 신차 'YF쏘나타' 발표회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현대차의 상징과도 같은 '쏘나타' 발표회를 통해 국내에서 데뷔무대를 갖는 셈이다.


현대차는 당초 W호텔에서 정몽구 회장과 주요 정관계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대대적인 신차발표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17일 저녁 한강의 선상카페에서 '보도발표회'를 갖기로 최종 확정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정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모양새를 띠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YF쏘나타는 현대차를 사실상 대표하는 차종이기 때문에 국내외에서의 관심이 지대하다"며 "이번 신차발표회가 정 부회장이 '현대차의 얼굴'이란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신차발표회가 끝난 뒤 다음 주에는 현대차 체코공장 준공식 참석을 위해 정 회장을 비롯한 그룹 내 경영진들과 함께 다시 유럽으로 출국하는 강행군을 펼친다. YF신차발표회와 일정이 겹치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와는 달리 이번 준공식은 자체 행사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유럽시장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전략을 구상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서는 다만 조만간 이뤄질 공식 데뷔무대를 그의 '경영능력 검증' 또는 '경영권 승계 가속화' 와 연결해 보는 외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그의 행보 자체를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해석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그를 '현대차 부회장'보다는 그룹전체의 차세대 경영인으로 보려는 시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최근 일정은 현대차 부회장으로서 당연히 소화해 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 확대해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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