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업률 떨어지면 쉬어갈 준비하라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8.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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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실업률 떨어지면 쉬어갈 준비하라


외인들의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만한 일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미국 시장의 긴축시작 시점이 될 것이다.
그것도 미세조정이 아닌 금리인상의 시기에 거대한 환류가 일어날 공산이 크다.(왜 최초의 금리 인상 시기를 전후해서 시장이 잠시 위험에 빠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앞서 써놓았던 글 들을 참조하기 바란다.) 하지만 금리인상의 정확한 시기는 함부로 예측할 수 없다.

물론...금리인상의 시기가 임박하면 스마트 머니들의 움직임을 통해서 우리는 그 시기를 어림잡아 알 수는 있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뉴스로?
천만에 말씀이다. 뉴스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 FOMC 회의 때만해도 올해 안에 출구전략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분명히 보였던 FRB가 아무도 모르게 이미 유동성 흡수를 위한 미세조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언론을 통해 광고하지 않는다. 즉, 뉴스를 통해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사실은 지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보다 확고한 시그널이 필요한데...과거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시장이 좋아지기 시작한다고 해서 중앙은행은 곧바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았었다. 자칫 경기가 채 돌아서기도 전에 금리를 올려 긴축을 하다가는 일본 처럼 잃어버린 10년의 위험 속에 다시 빠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긴축을 할 때에 가장 먼저 양적완화정책을 철회하고 그 다음 미세조정을 통해서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도 시장이 과열 되려는 조짐을 보이게 되면 그제서야 비로서 금리를 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럼 연준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금리인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실업률의 호전이다.
과거의 예를 들어보면...1994년 실업률이 최고점인 7.6%였던 것이 6.6%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최초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었다. 1999년에도 실업률이 5.7%까지 상승했던 것이 4.2%로 하락했을 때 금리를 비로서 올리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 2004년에도 실업률이 6.3%까지 상승했었던 것이 5.6%까지 하락한 것을 보고서야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었다. 대략 실업률이 최 고점에서 약 1%p 정도 하락하게 되면 그제서야 천천히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번에도 고점 대비 1%P 하락한 시점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초유의 유동성 공급은 지금도 시중금리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호시탐탐 금리인상의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적완화를 통한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썰물 현상은 2003년 이전에는 없었다. 그래서 그 이전의 데이터를 참조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필자는 이번 금리인상을 전후로 해서 2004년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금리의 인상은 결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개인소득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며 기업들이 단지 가동률을 높여도 늘어나는 수요에 대한 감당이 되지 않을 때 고용을 늘리게 되는데 고용이 실질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은 그 때부터 경기가 실제로 좋아지고 기업들의 실적이 급하게 상승하는 모습이 전개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보통 첫 번째 금리인상의 시기를 후행지표인 실업률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에 발표되는 실업률에 보다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 실업률은 어찌 될까?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는데 이제 정말로 실업률이 하향 안정되는 것일까?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실업률에 대해서만큼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단지 실업수당신청건수가 줄었다고 해서 반드시 실업률이 하락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위기가 어디 흔해빠진 일반적인 위기였던가?
그렇지 않다. 100년 만에 처음 보는 매머드 급 위기였다.
그러니 과거의 잣대로 만들어진 안정화 장치로는 실업자들의 안전을 100%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미국에서는 자동 안정화 시스템으로 약 7개월간에 걸친 실업자들에 대한 무상지급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최근 수 십 년간에 걸쳐 경기의 침체기는 그리 길지 않았고 대략 10개월 안짝에 경기 침체기는 종료가 선언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실업급여는 불필요 했고 오히려 그보다 많은 실업의 보상은 유럽처럼 고의로 일을 하지 않는 부작용에 빠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약 7개월 이후에는 실업 급여자로서의 자격이 자동 탈락되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분명히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
즉, 보이지 않는 실업자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필자는 실업률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실업률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면 시장은 흥분하기 시작할 것이다.
모든 뉴스채널은 이제 2000포인트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저마다 떠들어 댈 것이다.
오히려 프로 트레이더는 그런 상황에서 긴장을 해야만 한다.
지난 주에 월가에서는 전문가 집단 150명에게 설문을 한 결과 지난 2007년 11월 최고점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50%를 넘어섰다.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조언자(개인투자자가 아닌 전문가들) 들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은 가장 확고한 조정의 시그널 중에 하나라는 사실은 이미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는 일이다.
당연히 낙관자들의 비중이 획기적으로 많아졌다는 것은 언제든지 시장이 조건을 갖추게 되면 곧바로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낙관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시장은 언제나 우리의 뒷통수를 치기 때문이다.

만약 실업률이 큰 폭으로 하락을 하게 된다면 시장이 환호할 때 프로 트레이더라면 입가에 회심의 미소를 띄고 잠시 쉬어갈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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