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 방향키는 실업률·출구전략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2009.08.3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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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①

9월 증시 방향키는 실업률·출구전략


벌써 8월에 마지막 날이다. 9월을 여름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면...이제 화요일 부터는 명목상 가을이다.

892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1600을 넘어섰다면 어지간히도 오른 셈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래저래 심란하다.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던 시기에는 언제쯤 시장이 좋아질까에 대한 고민 속에 밤잠을 설쳤다면 지금은 이 시장이 언제쯤 조정을 줄까에 대한 고민 때문에 한 숨을 짓게 된다.
왜 그렇게도 쓸데없는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최근에는 그나마 많이 나아 졌지만 아직도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그래도 과거처럼 “샤프슈터님 이번 상승은 어디까지 갈까요?” 라고 묻는다거나 혹은 “만약 조정을 보인다면 어디까지 조정을 보일까요?” 라고 묻는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히 적어졌다.

그런 질문을 할 때마다 “미아리에 가시면 그 방면에 전문가가 많아요. 저는 분석가이지 점술가가 아닙니다.” 라고 수년간에 걸쳐 꾸준히 답변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 우리 개인투자자들의 수준도 많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만약 지금도 그런 것들이 궁금하다면 투자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일단 시장에 대한 공부를 좀 하고 볼 일이다.

필자가 1700까지 간다고 한다면 믿을 텐가?
그럼 좀 속 시원하게 3500이라고 하면 믿을 텐가?
까짓 거 그런 허무맹랑한 말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10000포인트 간다고 해 준다면 좀 속이 시원해질까?

현명한 투자자가 알아야 할 것은 1700이니 1800이니 하는 거짓으로 점철된 목표가가 아니다. 사실 목표가를 산정하기 위해서 신중하게 2000개 종목을 모두에 대해서 업황을 정확하게 고려해서 매출전망을 하고 그로 인한 이익전망 등을 구해서 개별 종목들의 목표가를 신중하게 구하고 그것을 토대로 해서 지수에 대한 목표가를 성의 있게 발표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초짜 애널리스트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가상의 목표가를 정해놓고 짜 맞추기 식으로 설명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일단 업황을 고려한 매출 전망 자체부터가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에 지수 전망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허수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그런 성의 없는 목표가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 시장에서 승리할 확률이 무척이나 적은 사람이므로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장 그만 두고 공부를 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는 말이다.

그럼 현명한 투자자라면 그들이 생각을 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지금 흔들릴 때마다 매수를 해야 하는 시기인지 혹은 오를 때마다 매도를 해야 하는 시기인지에 대해서만 궁금해 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흔히 신용스프레드라는 것을 주가 방향성에 아주 중요한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툴이다. 신용스프레드라고 하는 것은 우량한 국채 기준물과 신용물 투자적격 채권 중에서 가장 하위의 BBB- 등급의 채권간의 수익률 차이를 말한다.
물론 AA-와의 스프레드도 중요한 기준이 되기는 하지만...정작 유동성 장세의 기준은 BBB- 등급과의 스프레드가 좀 더 확고한 신호를 주기 때문에 BBB- 와의 스프레드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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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스프레드를 보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 간격이 커질 때가 있고 혹은 작아질 때가 있다. 이미 여러번 느꼈겠지만 아무리 금리를 낮추어도 시장에서 위험이 커지면 돈들은 국채로만 몰리게 된다. 신용물의 기준이 되는 BBB- 등급의 채권은 당연히 찾는 사람이 없고 외면 받는다. 그럼 BBB- 등급의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국채의 가격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아시다시피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역상관계에 있기 때문에 위험이 커지면 당연히 BBB- 등급의 회사채의 금리는 더욱 상승하고 국채의 금리는 더욱 하락한다. 그래서...이 둘 사이의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시장의 위험이 작아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위험이 작아지면 사람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선호하게 된다. 낮은 국채 금리에 만족하지 않게되고 당연히 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회사채로 몰리게 되면서 회사채 수익률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반대로 국채 가격은 하락하면서 국채 금리는 높아지게 되는데, 이런 두 기준물간의 금리 차이는 당연히 작아지게 된다.



즉, 시장에 위험이 커지면 금리차이가 더욱 커지고 시장의 위험이 작아지면 금리차이가 보다 작아지게 되는 데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금융시장이 열린 이후로 거의 틀린 적이 없다. 이유는 스마트 머니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곧 시장의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시장이 궁금한가? 그렇게도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수조 원을 운용하고 있는 펀드매니저들의 생각보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지수의 도달거리가 왜 궁금한가?
1700까지 간다고 하면 딱 1699에서 매도하고 쉴려고 그러는가?

그렇게 해서 수익이 나던가? 목표가 직전에 매도해서 주가가 그 이후에 생각대로 떨어져 준 적이 평생을 통해 몇 번이나 되었었는가?
실수는 한 두 번으로 족하다. 평생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것은 투자자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그냥 시장은 갈 때까지 가는 것이다. 어디까지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무척이나 오만한 생각이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신용스프레드는 지금 상승할 때마다 팔아야 하는지 혹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사야 하는지에 대해서 비교적 분명한 시그널을 제공해왔다.
그냥 시장이 팔라고 조언하면 그 때부터 짐을 싸면 되지 미리부터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는 것이다.



즉, 채권시장에서 전문가 집단에 의해 형성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만 관찰해도 어렵지 않게 시장에 위험이 지금 큰지 작은지 혹은 위험이 작아지고 있는 순간인지 혹은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결정은 시장에 위험이 커지고 있으면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과 시장에 위험이 작아지고 있으면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뒷동산도 오른 적이 없는 초보자가 오만하게도 에베레스트를 오를 수 있다고 자만하지 말자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전문가가 따로 있다. 굳이 산악인이 아님에도 산악인처럼 행동한다면 온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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