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따라 '거꾸로 춤추는' 채권금리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8.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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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역관계 뚜렷…모멘텀 부재·경기회복 영향

채권금리가 주가 움직임에 부쩍 민감해졌다. 그간 채권시장에 영향을 줬던 수급부담 등 내부 재료가 수그러들면서 주가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전통적인 '역관계'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6일 장외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고채 3·5년물 금리와 코스피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경우는 총 17거래일 가운데 10거래일로 나타났다. 비율로 따지면 59%다. 코스피가 상승하면 채권금리도 올랐고(채권가격 하락), 코스피 하락시 금리도 떨어진 날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얘기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달엔 전체 거래일 중 52%가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비중으로 보면 지난달에 견줘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단 하루를 빼고 모두 주식가격과 채권가격은 거꾸로 흐름을 지속했다.
자료: 솔로몬투자증권자료: 솔로몬투자증권


일반적으로 채권은 경기 침체기에 가격이 올라 주식과 역관계에 있어 분산투자의 한 수단으로 삼는데,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이 점차 눈에 띄고 있다.

우선 상반기 채권시장을 달궜던 '메가톤'급 악재가 사라지면서 외부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준석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따른 발행 물량 급증이란 수급 부담 악재가 하반기 들어 거의 사라졌다"며 "또 출구전략 논의도 한결 수그러든 점이 시장의 관심을 주식으로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도 맞물려 있다. 주가는 경기 회복을 발판삼아 상승하지만, 채권은 안전자산의 투자매력이 줄어들어 가격이 하락한다.

NH투자증권은 7월 광공업생산과 소비재판매 증가세는 6월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지만, 수출과 내수 회복으로 경기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또 프랑스와 독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에 비해 각각 0.3%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금융 충격이 가장 컸던 미국과 영국도 각각 -0.3%, -0.8%로 감소폭이 크게 둔화되는 등 글로벌 경제도 충격을 벗어나는 모습이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주식은 경기에 대한 선행성이 강해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고 반대로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채권금리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방향성을 제시할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시장을 눈치 보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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