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9일(19:1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시중은행 상품계정의 곳간이 텅 비었다. 상반기엔 채권으로 가득했지만 은행들은 6~7월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내다 팔았다. 올해 농사를 마쳐도 좋을만큼(?) 많이 벌었다.
그렇다고 올해 농사를 정말로 마감한 것은 아니다. 4분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그것도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 이상의 큰 보폭이라면 채권투자를 크게 늘릴 기회가 분명히 올 것으로 보고 있다.
◇ "기준금리 신속히 올리면 기회"
김경일 신한은행 상품채권운용팀장은 "최악의 경기 상황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2.00%까지 낮췄지만 최악이 지났다면 1.00%포인트 정도는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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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원 외환은행 상품운용팀장도 연말이 되면 기준금리가 2.50%가 돼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3.50%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4분기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투자가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금리에는 이미 기준금리 1.00%포인트 인상이 반영된 상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채권금리도 더 오를 수 있지만 선반영을 한 상황이고, 경기 역시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채권을 사야할 때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통화정책 변화를 이유로 금리가 오른다면 과매도 국면으로 봐야한다. 이후 금리가 하락해 균형을 찾는 과정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궁팀장도 "금리인상으로 거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주식과 부동산이 가격 조정을 받으면 채권이 투자처로 재부각될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까지 생각하면서 채권 매수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렇지만 채권은 숏에 가까운 중립"
기업은행은 요즘 채권보다 주식을 더 많이 보고 있다. 채권부문은 이자수익이 높은 쪽에만 관심을 가질 뿐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 차익은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다.
이준무 기업은행 증권운용팀장은 "채권의 롤링효과와 절대금리를 고려해 회사채에 일부 투자하고 그 외에는 국공채 위주로 편입할 계획"이라며 "채권보다 주식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역시 경기회복을 예상하며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 상품계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 규모는 1000~2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들은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짜놓고 있다. 안재완 국민은행 트레이딩 부장은 "경기 회복이 계속될 경우 중단기 금리가 빠르게 올라 장기금리와 격차를 줄일 것이고 반대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단기 채권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경기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적확한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남궁 팀장은 "이전 같은면 0.30%포인트 정도의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채권을 샀지만 지금은 보유기간이 일주일도 안될 정도로 짧아졌다"고 말해 하반기 운용은 '보수적'이 키워드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