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vs해운사, 운임인상 놓고 난기류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9.08.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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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 "수출에 악영향", 해운사 "적자폭 줄이기 위해 불가피"

해운사들이 해상운임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수출업체(화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시에 운임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최근 회복세로 돌아서려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된다는 것이다.

반면 해운사들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교역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에 운임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8일 무역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북미와 유럽 취항 컨테이너 해운사들이 운임 회복을 이유로 한국발 화물운임을 종전보다 80-100% 가량 올렸거나 또는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해운사들은 기존 운임계약을 파기하면서 일괄운임인상을 요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성수기 할증료마저 추가로 올리는 분위기다.



해운사들은 북미항로의 경우 이미 지난 10일부터 FEU(40피트 컨테이너) 당 400달러, TEU(20피트 컨테이너)당 300달러의 운임 인상에 이어 오는 9월부터 성수기 할증료를 FEU당 400달러, TEU 당 300달러 부과할 예정이다.

유럽항로의 경우 이달 들어 해운사별로 FEU당 300-400달러(TEU 150-200달러)의 일괄운임인상과 동시에 성수기 할증료 FEU당 300-400달러(TEU당 150-200달러)를 추가로 매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소화주가 지불하는 운임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발 LA행 기준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종전 1084달러에서 1984달러로 83%, 한국발 로테르담행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종전 1200달러에서 2400달러로 100% 오르게 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북미항로에 취항하는 해운사들은 이미 4월말을 전후로 대형화주 및 포워딩 업체와 운임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운임 인상을 요구하면서 화주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이미 바이어와 장기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해상운임 인상에 따른 수출제품 가격 인상 요건을 바이어에 전가하지 못하고 수출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아햐 하는 상황이라며 적자 수출을 하거나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해운업체들은 올 상반기 해운사들의 적자폭이 사상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 같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전세계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해운운임이 급락했고 계획대로 운임을 인상해도 전년 동기 대비 운임 수준에 한참 미달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의 운임인상은 전세계에 동시 적용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운임이 인상되면 중국, 베트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되며 운임인상으로 유독 한국업체만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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