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가뭄..신용물 품귀현상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8.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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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후 감소세…우량채 미리 발행 비우량채 투자 외면

회사채 발행이 갈수록 줄고 있다. 우량 기업들은 연초에 이미 자금 조달을 끝마친 곳이 많고, 비우량 기업은 투자자가 회사채 매입을 꺼려해 발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회사채에 투자하고 싶어도 발행 물량이 적어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16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등급 'BB+'이상 회사채 발행액(무보증 공모 일반회사채 기준)은 2조3900억원으로 전달 2조5480억원에 비해 6.2% 줄었다. 그나마 이달엔 회사채는 7301억원 발행에 그쳤고, 이번 주엔 외환캐피탈이 발행하는 단 2건 1100억원에 불과하다. 주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작은 규모다.



올 들어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2월 정점을 찍고 줄곧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회사채는 지난 1월 4조3330억원 발행됐고 다음달 7조8050억원으로 불어나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신용경색으로 얼어붙었던 회사채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기 위해 시중에 돈을 풀면서 발행과 투자 모두 급증하는 선순환에 들어섰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금융위기 후 치솟던 회사채 금리도 급락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자 그 만큼 자금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어 미뤄왔던 채권 발행을 급히 늘렸다.

하지만 경기개선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체 채권금리가 들썩거리자 회사채 금리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발행 유인을 떨어뜨린 한 원인인 셈. 또 우량 기업의 자금 사정이 넉넉해지면서 발행을 줄인 점도 전체 회사채 발행시장의 위축을 불렀다.

4월 회사채 발행이 4조9170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6% 줄어든 것도 이런 탓이다. 5월(4조5880억원), 6월(2조5480억원)에도 회사채 발행은 시장에서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투자할 만한 회사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펀드매니저는 "국고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폭이 낮고, 연 5~6% 이상이어서 만기 보유에 따른 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발행되는 물량이 적은 탓에 투자자는 많은 데 물건 찾기가 쉽지 않은 품귀 현상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팀 관계자는 "연초에 고금리 우량 회사채를 지점에서 개인투자자에게 많이 판매했다"며 "최근엔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오른 반면 회사채 금리는 떨어져 발행도 잘 안되고 개인투자자의 관심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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