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說 단골 포스코 "하이닉스까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8.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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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양 회장 하이닉스 방문에 인수설 제기
- 막대한 현금보유액, 정 회장 성향 등 M&A설 휘말리는 배경
- 정부와의 관계도 잦은 M&A설과 무관치 않아


▲정준양 포스코 회장▲정준양 포스코 회장


포스코가 또 한번 인수·합병(M&A)설의 주인공이 됐다.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에 이어 이번에는 하이닉스다. M&A 이슈가 있을 때마다 포스코는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이유는 크게 3가지. △막대한 보유 현금 △연관 산업이 다양한 철강산업의 특성 △M&A에 우호적인 정준양 회장의 성향 등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오후 하이닉스 이천공장을 방문,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2시간 가량 현장을 둘러봤다. 이어 정 회장은 이천공장 내 브리핑룸에서 공장 운영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포스코 회장이 국내 다른 대기업의 사업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이를 놓고 포스코가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정 회장의 방문은 김 사장의 요청에 따른 의례적인 방문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르셀로-미탈, 신일본제철, 바오산 등 해외 주요 철강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철강 분야의 덩치를 키우는데도 바쁘다"며 "반도체 시장에는 관심이 없다"고 해명했다.

포스코는 대우건설의 유력한 인수후보자로도 거론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오는 11월을 목표로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포스코 외 LG, 롯데 그룹 등이 대우건설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자동차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준공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과 관련, "예쁜 여자가 매물로 나온 만큼 쳐다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중견 해운업체 대우로지스틱스의 강력한 인수후보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대우로지스틱스가 자사 물동량의 10%를 처리하고 있는 만큼 도산은 곤란하다며 인수를 검토했으나 대형화주의 해운업 진출은 해운업의 근간을 흔든다는 해운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물러섰다.



실제로 포스코가 대기업 인수를 강력 추진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그 사례다. 당시 포스코는 G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파트너인 GS가 입찰 불참을 선언하면서 인수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는 셈이다.

포스코가 M&A 이슈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거론되는 첫번째 이유는 막대한 보유 현금에 있다. 올 3월말 기준으로 포스코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밖에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과 단기매매증권도 3조원 어치가 넘었다. 부채비율도 70% 미만으로 양호해 필요할 경우 차입금을 통한 현금 확보 여력도 큰 편이다.

두번째로 철강산업의 특성상 연관 산업이 다양하다는 점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용 후판이 연결고리가 되고, 대우로지스틱스는 철광석, 석탄 등 원재료의 운송 규모가 상당하는 점에서 연관이 깊다. 대우건설의 경우 계열사인 포스코건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또한 M&A를 주된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로 적극 활용하는 정 회장의 성향도 한몫한다. 그린필드(공장설립)형 투자에 중점을 둬왔던 포스코의 기존 경영진과 달리 정 회장은 브라운필드(기존설비 인수)형 투자 또는 M&A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포스코가 대우건설처럼 정부 주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지는 M&A를 모른 척 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포스코가 성장 동력 확보를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종분야로의 진출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신본일제철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를 경험한 사례가 있다"며 "사업 운영 방식이 철강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보다는 자원, 환경 등 관련 분야로의 진출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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