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에 대해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4일 투자자별 동향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기금은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총 5조8000억원 어치를 팔았다. 4월 2조원, 5월 1조4000억원에 이어 6월 900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7월 들어 코스피가 1400선을 넘어 1500선까지 오르자 다시 매도 규모를 1조원까지 늘렸다.
국민연금의 차익실현성 매도는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운용업계는 보고 있지만 하반기 운용을 앞두고 하향조정했던 주식보유비중 목표치가 증시 상승으로 이미 초과달성해 올해 남은 기간 국내 주식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까닭에 하반기 들어 증시가 상승하면 할 수록 국민연금은 지속적으로 보유 주식을 내다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전보다는 매도세가 수그러들더라도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한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식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에 의해 보유 비중을 하향조정한 만큼 코스피 1600선 턱밑까지 차오른 현 주가 수준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으로 지적됐다.
1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위탁자금 운용을 맡고 있는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국민연금이 국내 증에서 매수에 나설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해가 바뀌어 새로운 연간 계획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 집행 계획이 변하지 않는 이상 올 하반기에는 국민연금의 주식매수를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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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의 자금 성격 상 기업실적이 확실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실물지표가 정상화되기 전까지 선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단기 시황보다는 중장기 자산배분과 이에 근거한 성과 평가에 의해 운용돼야 하는데 증시 급등락에 너무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국내 증시의 회복을 기대해 주식 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에게 시장을 내주고 결국 이들이 팔고 나갈 때 비로소 매수에 나서 비싼 값에 물량을 떠안아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