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부익부 빈익빈'…중소은행 파산 지속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9.08.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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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동안 지방 중소은행들의 파산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1일 퍼스트 스테이트 등 5개 지방 은행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이로써 미국에서 올해 파산한 은행은 69개로 늘었다. 예금 자산 25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5개 은행의 파산으로 FDIC의 예보 기금 9억1170만달러가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 FDIC가 파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류한 '문제 은행' 리스트에 올려놓은 은행의 숫자는 252개에서 305개로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지방의 중소은행으로 알려졌으며 파산 도미노가 계속될 위험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JP모간 등 대형 은행들은 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파산위기에 처했을 때는 정부의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과 FDIC의 지급 보증 등의 혜택을 받으며 연명했고, 저금리와 대규모 국채 발행 등 정부의 혜택으로 수익이 크게 늘었다.



파산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너무 크다는(Too Big To Fail) 이유로 '대마불사'의 혜택을 누리는 대형 은행들과 달리 지방의 중소형 은행들은 주택가격 하락, 중소기업 파산의 실물 경제 위기에 그대로 노출돼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달 24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대마불사'에 해당하는 은행이 약 25개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대행사로 선정된 골드만삭스 등 '프라이머리 딜러'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전국 지점망을 갖춘 소매금융사들이 이 기준에 부합되는 은행들이다.


이들은 정부 보증을 받아 채권을 발행하는가 하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발행을 대행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융시스템 안정, 주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부동산, 신용카드 등 은행들의 잠재 부실 요인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리얼캐피털 어낼리스틱에 따르면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디폴트' 위기에 놓여있다. 무디스는 지난 6월 신용카드사의 대손상각율이 10.76%로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제2의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상업용 부동산과 신용카드가 뇌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경우 대형 은행들은 정부의 추가지원으로 연명하겠지만 지방의 중소형 은행들의 파산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연초 RBC캐피털의 제러드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주택다보대출 부실로 인해 향후 3~5년간 파산하는 미국 중소은행의 숫자가 1000개를 초과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 자산이 20억달러 미만인 은행들이 파산하게 되고 금융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십억달러의 손실은 납세자와 주주들의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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