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계열사 회사채 발행 난항

더벨 이도현 기자 2009.07.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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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각이나 ABS 발행으로 눈 돌려

이 기사는 07월27일(10:5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채권 발행에 애를 먹고 있다.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위기설 때문에 높은 금리를 제시해도 투자자들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에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속속 도래할 예정이라 상환 자금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 결국 자산의 일부를 내다 팔거나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 발행시기 놓쳐 내부자금으로 상환



금호석유 (133,400원 ▲2,400 +1.83%)화학은 지난 6월부터 사전 수요조사(태핑)을 하는 등 회사채 발행을 준비해 왔다. 이달 26일 1600억원 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

1년의 짧은 만기에도 불구하고 8%대의 높은 금리를 제시했지만 '금호 리스크'에 민감해진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7월중 발행을 포기하고 내부 자금을 활용해 회사채를 상환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을 발표한 후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발행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의 입장에 변화가 없어 발행을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빚을 갚느라 현금을 소진한 터라 다시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유동적이다. 기관들의 참여가 없기 때문에 소매채권시장(리테일)에서 주로 팔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대규모 발행을 소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위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1년 만기 1000억원을 8.6% 금리로 발행한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고 하는데 리테일로만 1000억원을 채우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자금 확보가 중요한 과제이고 6월부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수요가 모인 만큼은 발행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에게도 금호의 유동성 문제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랫동안 발행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기관은 아니더라도 일반법인 등 기타투자자를 끌어들여 수요를 채웠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자산매각·ABS 발행 나서

공모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다 보니 차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다른 계열사들은 자산매각이나 ABS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7일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아시아나항공 (9,770원 ▲280 +2.95%)은 ABS 발행을 통해 차환자금을 마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일 장래 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색동이제팔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를 통해 2000억원어치의 ABS를 발행했다. 1000억원은 회사채 상환자금,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금호석유화학 무보증 회사채엔 눈길을 주지 않던 기관투자가들도 아시아나항공의 ABS에는 관심을 보여 발행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자체적으로만 본다면 아시아나항공보다 금호석유화학이 더 낫지만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더 안전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ABS는 미래매출을 담보로 미리 자금을 조달하는, 어떻게 보면 자금조달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다"며 "기관들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어려움을 겪을 경우 최후에는 정부가 나설 것이기 때문에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 (3,210원 ▼30 -0.93%)은 내달 4일 16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상환을 해야 한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자산매각을 통해 상환자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10월에도 1800억원을 갚아야 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만기 연장을 해주고 ABS를 발행해 해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ABS 발행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담보로 설정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ABS 발행은 그만큼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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