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베트남 철강업체 쇼핑··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7.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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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철강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베트남 현지 철강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하고 있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2일 베트남 냉연 가공업체 하모스(HAMOS)의 지분 50%를 추가 인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70%로 높이며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했다.



하모스는 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철강대리점인 메탈원이 운영하던 연산 9만톤 규모의 철강 가공 공장이다. 포스코는 경영권 인수와 함께 업체명도 '포스코-베트남 하노이 프로세싱 센터'(POSCO-Vietnam Hanoi Processing Centre LLC)로 변경키로 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7일 베트남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생산업체인 ASC(Asia Stainless Corp)사의 지분 90%도 인수한 바 있다. ASC는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에 위치한 베트남 유일의 스테인리스 냉연업체다. 생산능력은 연간 3만 톤으로 2010년까지 연간 8만5000톤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현재 진행 중이다.



포스코가 이처럼 연이어 베트남 철강업체를 인수하는 데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오는 10월께 완공될 연산 120만톤 규모의 베트남 냉연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강제품을 내다팔 베트남 현지 판매망 확보가 첫 번째 목적이다. 남부 호치민 인근의 ASC와 북부 하노이의 하모스를 차례로 인수함으로써 포스코는 베트남 남부와 북부 모두에서 현지 판매망을 확보하게 됐다.

둘째, 베트남 철강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이다. 현재 베트남은 가전, 오토바이, 건설 등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철강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철강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스테인리스의 경우 지난해 베트남 내에서 발생한 수요만 11만톤에 달한 반면 베트남 내에서 생산된 양은 2만8000톤에 불과했다.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스테인리스 냉연 수요업체들의 베트남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베트남의 철강 수요를 빠르게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셋째, 중국과 인도 등 다른 아시아 주요시장으로 직접 진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현재 베트남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이유다. 포스코는 인도에서 광산 개발과 연계해 제철소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3년째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광산 탐사권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인도의 정치·문화적 특성에 따라 중앙정부의 심의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제철소를 인수하더라도 외국기업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포스코 입장에서 중국 철강업체 인수를 주저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베트남은 중앙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데다 행정절차의 처리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성장잠재력이 큰 중국,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을 해외진출의 주요 거점으로 보고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아시아권에서는 베트남 투자가 가장 원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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