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파문, 인적쇄신에 미칠 영향은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7.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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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내각·청와대 대폭 개편으로 가닥 잡은 듯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예상치 못한 중도하차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충청권 배려와 검찰 기수파괴 차원에서 야심차게 꺼낸 천성관 카드가 도덕성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졌기 때문.

당장 사상 초유의 검찰 수뇌부 공백이라는 부담 속에 후임 검찰총장 임명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천 후보자의 선배, 동기들인 사시 20-22회가 모두 물러나면서 9개 고검장급 자리가 모두 비는 지휘라인의 공백상태가 발생했다.



게다가 인사검증 시스템의 총체적인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동기 민정수석까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사수요도 발생했다.

이와 관련, 이번 사태가 7월 말, 8월 초로 예정됐던 이 대통령의 인적쇄신 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국정쇄신 차원에서 내각 개각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대규모로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중도실용과 친서민 행보를 통한 국정지지도 제고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 대통령이 '천성관 파문'을 강도 높은 물갈이로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어느덧 집권 1년 반이 지난 만큼 장관과 수석진을 새롭게 재편해 내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까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것.

인적쇄신을 둘러싼 다양한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7월 말 청와대 개편-8월 중순 개각 단행' 구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8월 초로 예정된 이 대통령의 휴가 일정과 국회 인사청문회, 인사검증 시스템 보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정 수석은 물론 정정길 대통령실장까지 포함한 참모진 개편을 7월말 쯤 단행한 뒤 8월 초 휴가지에서 인적쇄신 구상을 마무리하고 8월 중순 이후 개각을 단행하는 수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각이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진 배경에는 인사검증 시스템 보완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자의 중도 낙마 과정에서 검증 시스템의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과 기획관리비서관실, 인사비서관실 등을 중심으로 개선방안 마련에 착수했는데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 팀의 개편이 핵심 과제다.



인사기능을 총괄하는 인사비서관실이 공직기강 팀을 흡수 통합하는 방안과 공직기강 팀을 이원화해 '크로스 체크' 하는 방안, 공직기강 팀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장 직속 기구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유럽순방 이후 내각 및 청와대 개편에 대한 추측이 많은데 현재로선 어떤 계획도 없고, 폭과 시기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각설 확산에 따른 공직사회의 혼란을 우려한 듯 "일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면 되겠느냐"며 "언론은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과 관련한 추측 기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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