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옵션만기일이 겁나는 투기세력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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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옵션만기일 예상외 급등 우려...외인 환매 가담시 호재

지수선물시장에서 '단타'를 노린 투기세력이 옵션만기를 앞두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장중 내내 지수선물시장에서 매도우위 관점을 나타내던 투기세력은 동시호가를 비롯한 장막판 매도분을 매수로 되감으며 지수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추세를 확신하지 못하고 등락만 있는 장세에서 9일 옵션만기일을 맞아 눈치보기가 극성을 부리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수여력이 매도여력보다 많기 때문에 '투기세력조차 겁을 내는 장세'로 진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말 합성 선물매수를 이용한 차익매도가 누적돼 옵션만기일 장마감 동시호가에 1000억원 이상의 차익매수를 기대하고 있어 만기일 증시가 의외의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도 관측하고 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장마감 동시호가에서 투신이 745억원을 순매수한 데 힘입어 막판 낙폭을 줄이며 1430선을 지켰다.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가 1.9%와 2.0%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4% 내림세로 장을 마치는 등 주요 글로벌증시가 맥없는 모습을 보인 데 비해 코스피시장은 선전했다.

이날 투신이 동시호가에서 순매수한 745억원은 장막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동시호가 이전 224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동시호가 이후 569억원의 순매수로 마쳤다. 10분간 동시호가에서 793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된 셈이다. 특히 차익거래는 동시호가 전 728억원 순매수에서 동시호가 후 1172억원 매수우위로 마무리됐다. 10분 사이 444억원이 유입됐다. 비차익거래도 동시호가에서 349억원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장마감 30분을 앞두고 본격화된 외국인의 장초반 매도분의 급격한 되감기와 이를 추종한 개인의 환매(매도계약을 되사면서 포지션을 청산)가 가세하며 시장베시이스가 급등, 프로그램 매수세의 대량 유입이 코스피지수의 막판 낙폭 줄이기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투신을 비롯한 기관이 비차익거래를 통해 대형주를 바구니에 담으면서 증시의 견조함을 주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3180계약까지 순매도를 늘렸지만, 장마감 30분을 앞두고 매수세로 돌변해 2128계약의 매도우위로 장을 마쳤다. 장막판 1052계약 가량을 환매했다.


개인도 장중 1230계약까지 순매도했지만, 장막판 매수세로 전환하면서 지수선물을 되감기 시작해 932계약의 매수우위로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장후반 30분간 환매한 지수선물이

이에 따라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백워데이션에서 최대 0.6의 콘탱고(지수선물가격이 코스피200지수 가격을 웃도는 현상)로 전환돼 높아진 선물을 팔고 싸진 현물을 구입하는 프로그램 차익 매수거래가 일어나 코스피시장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량의 매도분을 급격하게 환매한 외국인은 투기세력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이 장막판 선물시장에서 재빨리 달아난 요인 가운데 하나는 9일 옵션만기일에 기존 외국인 세력이 환매수를 보이며 손실을 입을 것을 우려해 허둥지둥 선물시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16,820원 ▲60 +0.36%)에 따르면 과거 선물시장 외국인의 평균 매도 단가가 178포인트 내외임을 감안하면 185포인트까지 상승한 현재 지수선물지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매도 포지션을 가진 외국인은 조만간 환매수에 나설 수 밖에 없어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투기세력이 달아났다는 해석이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이 대부분 소진됐고 차익매물이 거의 없어 이번 옵션만기 매물부담은 상당히 없는 편"이라며 "종가에 1000억원 이상 차익매수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시에서 투기세력은 일단 옵션만기일 증시가 상승으로 가닥을 잡은 점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증권 (8,610원 ▼260 -2.93%) 심 연구원은 "매도에 방점을 찍으며 시장을 교란하려 했던 투기세력은 옵션만기일 예상외 급등 부담에 오버나잇이 겁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증시에서 선순환 구조가 엿보이고 있어 기존 외국인들의 환매수가 이뤄진다면 프로그램 매매에 힘입어 증시가 긍정적인 모습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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