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수익률, 환노출>환헤지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9.07.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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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환헤지, 금융위기 시 우리나라 외화유동성 압박요인으로 작용

해외주식투자 시 환위험을 헤지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해외주식투자 시 환위험 헤지의 문제점과 투자자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환헤지와 환노출 전략을 사용해 운용수익률 차이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한 결과, 환노출 펀드수익률이 환헤지 전략을 사용한 펀드의 수익률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홍콩의 경우 환노출 전략은 41.5%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환헤지를 했을 경우 -110.6%라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러시아도 환노출 시 수익률이 -12.6%이나, 환헤지 시 -161.4%의 손실을 입었고, 인도와 미국 등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또, 임 연구위원은 "올해 각국의 주가가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투자펀드 수익률이 기대 이하로 저조한 주요배경에는 과도한 환헤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헤지를 위해 사용되는 다이나믹 헤징기법이 펀드의 운용손실을 초래한 이유는 해외 각국의 주가와 환율이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라며 "주가가 회복하더라도 환율이 예전 수준으로 하락하지 못한다면 펀드는 손실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환헤지가 우리나라의 외화유동성을 압박한 원인 중 하나였다는 주장도 내놨다. 임 연구위원은 "해외주식투자의 과도한 환헤지는 은행의 외화차입을 야기하고 나아가 외화유동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자산운용사는 펀드설정액 또는 순자산가치에 해당하는 선물환을 은행에 매도하면서 환헤지를 실행했고, 은행은 선물환 매입에 따른 외환포지션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외화를 차입하거나 스와프를 매도한 후 차입한 외화를 현물환 시장에 내다팔았다"며 "이는 원화 강세를 심화시켜 환헤지 수요를 더욱 증대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환헤지 수요로 인한 은행권 외화차입이 지난 3월 기준 35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1/3 이상이 자산운용사의 선물환 매도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도한 환헤지로 인한 외화차입이 우리나라 외화유동성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환헤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의 몫"이라며 "판매를 대행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실제로 더 위험하지만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환헤지 옵션을 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환헤지에 대한 이해가 크게 제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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