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회···'입법전쟁' 수순 밟나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6.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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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민주 동시 '의총' 개최...신경전 팽팽

한라나당이 단독으로 6월 국회를 소집함에 따라 26일부터 한 달 일정의 회기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국회 개회를 위한 '5대 선결조건'을 내세우며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법,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어 극한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휩싸여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 처리에 대해 논의한 뒤 오는 29일 상임위원회의와 본회의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같은 시각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의총을 열고 한나라당의 단독국회를 규탄하며 결의를 다졌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9일부터는 당당히 국회를 열자"며 "이제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부당한 것을 들어줘가면서 끌려가는 한나라당이 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또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 "미디어법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법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약속한대로 반드시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경제 살리기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제 제발 발목을 그만 잡고 이멍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지 말고 본회의장이나 상임위 장에서 소견을 당당히 펼쳐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권과의 공조를 통해 여당의 단독국회를 강력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단독국회를 규탄하며 미디어법 처리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모으겠다고 결의했다. 야권은 향후 시국대회 등을 통해 장외에서도 함께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일당독재를 하기 위해 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으므로 이번 국회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수만 믿고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결코 용납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한나라당이 국회를 과거 군사독재 때와 마찬가지로 통법부, 거수기로 전락시키기 위한 의도가 그대로 들어있다"며 "야4당이 똘똘 뭉쳐서 언론악법을 기필코 철회하고 저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회가 제1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운영돼서도 안되고 소수 정파에 의해 마비상태가 계속돼서도 안 된다"며 여야 대타협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 "해당 상임위를 거쳐 처리하되 본회의 의결 전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상임위이 정상적인 논의과정이 보장돼야한다"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국회 본회의장 점거 우려와 관련, "이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국회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인 비정규직법에 대한 논의가 이날 5인 연석회의에서 극적으로 타결될 경우 29일 본회의가 무난하게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정규직법 시행 '유예론'에 대해 양대 노총의 반발이 거세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여당이 강행처리를 시도한다면 '폭력국회' 재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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