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24일(14: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구조화채권 발행이 활기를 띠면서 채권평가사도 바빠졌다. 한 채권평가사 구조화채권 연구원은 "적정 가격 등에 대한 평가요청 건수가 하루 평균 2~3건이나 된다"며 "하루에 다 소화하기 벅찰 정도"라고 전했다.
구조화채권 발행이 활기를 보이는 데는 금리 하락에 따른 고금리 채권 수요, 콜옵션 행사에 따른 차환 발행이 주 이유로 꼽히고 있다.
24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콜옵션(조기상환)이 행사된 구조화채권은 총 4조27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800억원을 시작으로 2월에는 5100억원으로 늘었으면 3월에는 1조2579억원의 구조화채권이 콜옵션 행사로 운명을 다했다. 4월부터 6월까지는 월 평균 6600억원이 콜옵션 행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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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발행된 구조화채권 가운데 대부분이 조기 상환됐다"며 "CD(양도성예금증서) 레인지(Range)·CMS(Constant Maturity Swap) 구조의 경우 거의 콜옵션이 행사됐다"고 말했다.
대게 구조화채권 발행은 발행자가 스왑뱅크와의 구조화스왑 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국내은행이 구조화채권 발행자로 돼 있더라도 실제 구조화채권 발행은 스왑뱅크가 담당한다. 국내은행은 스왑뱅크에 'CD+a'의 금리를 주고 스왑은행으로부터 구조화스왑 금리를 받는다.
지난해 말부터 CD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스왑뱅크가 받는 금리는 낮아졌다. 반면 발행자에게 줘야하는 금리는 그대이거나 오히려 커졌다. 손실이 커진 스왑뱅크로서는 콜옵션 행사가 답이었다.
한채평 관계자는 "지난해 발행된 CD레인지 구조화채권의 경우 헤드라인 금리(최대 이표금리)가 연 8~9%였다"며 "그런데 지금 발행하면 연 6.5~7%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스왑뱅크 입장에서는 콜옵션을 행사하고 다시 발행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고금리 상품 사라져 "연 7% 쿠폰이면 OK"
올해 초, 대규모 콜옵션 행사로 예상치 못한 현금유입이 발생했지만 투자자들은 당황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연 7%가 넘는 회사채가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7%면 보험사, 연기금, 은행 투자계정 등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금융기관이 마다할 리 없는 금리였다.
그러나 채권금리는 유동성 효과와 폭넓은 투자 수요로 가파르게 하락해 3년만기 회사채의 경우 연초 7.5%에서 올해 5월에는 4%대로 떨어졌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채권에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커보였다. 구조화채권은 저금리 채권의 대안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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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투자전략담당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3~4% 국고채 금리에 만족할 수 있는 장기투자기관은 없다"며 "연 7% 수준의 이자를 줄 수 있는 채권은 현재로서는 구조화채권뿐"이라고 말했다.
◇ "시장에 먹혀드는 정도".."CD RA 쏠림 우려"
구조화채권 시장의 활기가 지속될 지는 아직 물음표다. 콜옵션 행사에 따른 차환발행과 일시적인 투자 수요로 보는 게 더 적절하다는 시각이 다수를 차지한다.
한편으로는 발행되는 구조화채권이 CD 레인지 상품나 CMS 등에 집중되고 있어 우려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발행됐거나 발행될 예정인 구조화채권의 대부분이 CD레인지나 CMS 스프레드 상품"이라며 "이자율 파생상품 시장의 불균형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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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왑뱅크들이 비슷한 헤지 포지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 움직임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거나 시장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11월과 2008년3월 채권시장이 패닉을 겪었을 때 파워스프레드와 CMS 스프레드 구조화채권의 헤지 포지션이 주요인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