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점수위주 교육바꿔 사교육 근절"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6.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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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전국 시도교육청 교육감 초청 간담회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현재와 같은 대학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초중고 교육은 변할 수 없다"며 "공교육을 살려 우리 청소년들이 입시에 시달리지 않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교육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학생들이 사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교육감들이 점수위주의 교육 관행을 개선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있는 학생, 창의력과 인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각 대학들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 입학사정관은 전직 대학총장을 중심으로 선발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험 있고 신망이 두터우신 분들이 입학사정관을 맡으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설명하고 설득해서 이해를 돕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울대학교 등 국립대학도 성적위주의 선발보다는 현행보다 더욱 지역과 계층별 할당을 높여 보다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간담회 중간 중간에 "가난한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못해서 대학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멈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내가 있도록 해 준 삶의 은인 세 사람이 있다"며 중학교 시절 선생님과 청계천 헌책방 주인, 재래시장 상인들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우선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했을 때 길에서 장사를 하던 자신의 손을 이끌고 야간고등학교를 가게 해 준 선생님을 소개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해 매번 들렀던 청계천 헌책방 주인이 "대학입학금은 합격 이후에 걱정하지 왜 지금부터 걱정하냐"며 책을 손에 쥐어주고 대학시험을 보도록 결정적인 조언해준 뒷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또 대학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환경미화원 자리를 소개해 준 재래시장 상인들의 기억을 되짚으며 "이분들이 내 인생의 큰 교훈이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렵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난의 대물림이 이어지지 않도록 대학당국과 시도교육감 여러분이 힘과 의지를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입시고통에서 벗어난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대학과 고등학교의 연계 및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장수 강원도교육감은 "학생의 창의력과 가정경제를 멍들게 하는 사교육비 문제는 사회구성원의 합심된 노력으로 반드시 풀어나가야 한다"며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사회대협약'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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