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난 전세물량, 매매가 상승 견인할까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9.06.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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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서울 일부지역 전세난

서울 일부지역에서 전세물량이 동이 났다. 지역별로 전셋집을 찾는 사람에 비해 매물이 턱 없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근옥 부동산뱅크 연구원은 "금융위기로 봄 이사철을 지나쳐버린 세입자들이 전세가격이 약세를 띠고 대출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싼 매물을 찾아 갈아타기를 시도하면서 전셋집 찾기가 어려워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전셋값 상승이 국지적인 양상이지만 앞으로 전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향후에도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를지, 전셋값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을 견인할지도 관심사다.



동난 전세물량, 매매가 상승 견인할까


◆강서구 재건축사업으로 전세 품귀

강서구는 화곡3주구 재건축 사업으로 약 2000여가구가 한꺼번에 이주하고 있다. 강서구는 지난 5월6일 화곡3주구(화곡동 산70-1 일대) 재건축사업에 대해 정비사업시행을 인가했다.



이 재건축 사업지에서 이주자들이 한꺼번에 전셋집을 구하면서 매물 구하기가 크게 어려워졌다. 게다가 지하철 9호선이 곧 개통됨에 따라 강남 출퇴근자 등 외부에서까지 임차인들이 몰리면서 전세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양상이다.

마곡동 W공인 대표는 "올 초 1억4000만원하던 가양동 한강타운 102㎡(31평형) 전세가격은 현재 1억8000만원에 이르고, 1억3000만원 하던 마곡동 벽산 105㎡(32평형)는 1억5000만원에도 집주인들이 내놓지 않고 호가를 더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물건도 부족하고 가격도 강세를 띠고 있어 세입자들에게 전셋집 찾아 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시장분위기를 전했다.

화곡3주구는 우신아파트, 양서아파트 1단지, 홍진시범1ㆍ2차아파트, 홍진아파트 등 5층 규모의 노후 아파트단지와 화인빌라, 단독주택으로 구성됐으며, 총 7개 단지 2017가구를 재건축하게 된다.


재건축 후에는 15만6133.3㎡의 사업부지에 최고 21층 아파트 37개동 2603가구(임대주택 188가구)와 부대ㆍ복리시설과 주구중심에 근린생활시설, 유치원, 경로당, 보육시설, 주민운동시설, 어린이놀이터 등이 들어선다.

◆강북ㆍ광진 등 소형 전세 줄어



강북구는 미아동과 번동 일대로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매물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가격부담으로 움직이지 못한 임차인들이 최근 신혼부부대출 등 담보대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형 면적 위주로 전셋집을 찾아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1주일새 미아동 벽산라이브파크 76㎡(23평형)가 1억5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번동 주공1단지 56㎡(17평형)가 67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전셋값이 조정됐다.



광진구는 저렴한 매물들이 빠지면서 매물이 달리는 상태다. 용인, 구리시 등 외곽지역에서 서울 출퇴근 자들이 몰리면서 중대형의 경우 올 초보다 4000만~500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강남, 역전세난에서 전세난으로

강남 일대의 경우 지난해 역전세난을 보였던 곳이다. 잠실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대거 시작되면서 전세물건이 쏟아져 나왔었다. 공급이 늘면서 안정세를 찾는 듯싶었다.



그러나 올 초 학군에 따른 이주 수요와 봄 이사철 수요 등이 몰리면서 전셋집들은 거의 세입자를 찾았다. 지금은 오히려 전세물건이 모자라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주공2단지) 109㎡의 경우 올 초 3억원선이었던 전셋값이 최근 3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주공1단지) 109㎡는 올 초 3억700만원에 나왔지만 최근에는 3억6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게다가 당분간은 강남권에서 새로 입주할 아파트가 거의 없다. 올해는 강남권에서 3800여가구 정도가 입주를 예정하고 있고 내년부터 2011년까지는 2400여가구 정도만 집들이를 할 계획이다.

또 가락시영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경우 대규모 전세수요가 강남 일대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전셋값 상승, 매매가를 견인할까



일각에서는 이런 전셋값 상승이 아파트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전셋값 상승이 국지적인 현상에서 머무를 것이며 매매가를 견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전세수요가 분양물량을 기다리는 대기수요일 가능성이 높아 기존 아파트 매입수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매수세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셋값이 오른 만큼 조금 더 얹어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전셋값이 이미 지난해 이전 수준까지 짧은 시간 동안 많이 오른 것도 추후 가격상승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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