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박스권 대응 '어떻게 할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6.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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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박스권 장세 투자 전략

6월 중순 이후 반등력이 약해진 국내증시가 박스권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숨가쁘게 줄달음친 증시는 유동성 약효가 쇠퇴하면서 지지부진한 박스권 행보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열중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5월 중반부터 1320선과 1430선의 사이를 맴돌며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다. 박스권을 오르내리면서 기간 조정의 성격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서 맴돈 뒤 7월부터 본격 발표되는 2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반기에 유망한 업종이나 종목을 조정기에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관련주 관심필요



최근 코스피시장은 외국인 천수답 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대체할만한 주자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2분기 어닝 시즌 전까지는 답답한 지수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4월 중순 이후 줄어든 거래량의 회복, 추가적인 달러화 가치하락이 초래한 글로벌 투자심리의 회복, 연기금의 기관 수급 보강이 뒷받침돼야 '박스권 탈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지수가 제자리를 맴돈다고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일.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비교적 변동성이 작은 대형주에 관심을 두는 것도 유효한 전략으로 거론된다. 이와 함께 박스권 탈출 이후 부각될 주도주나 업종을 선점하는 것도 효율적인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131,600원 ▲1,600 +1.23%) 연구원은 "단기적인 조정구간에서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제한된 수급여건을 감안할 때 기관은 단기급등한 중소형주에 대한 차익실현을 통해 매수여력을 확보하고 대형주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포지션이 정리될 경우를 고려하면 시장베이시스 개선으로 반등 시 최대 4조원 규모의 프로그램 차익 순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대형주의 매력을 높이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를 겨냥해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는 유통이나 경기소비재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도기를 거쳐 경기회복이 현실화되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적호전주 엿보기

2분기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우증권 추정에 따르면 155개 주요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83.8%, 순이익은 388% 증가할 전망이다.



신일평 연구원은 "논란은 있지만 실적 호전주에 대한 투자매력은 높을 것"이라며 "이익 증가율이 높은 종목만 보면 산업 특성이나 밸류에이션 등을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종 평균 주가수익배율(PER)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으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업종 내에서 높은 종목이 유망투자 종목이라고 지목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47,500원 ▲450 +0.96%) 연구원은 "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진통은 있겠지만 향후 주도 종목은 실적 모멘텀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업종과 종목별 실적 모멘텀과 주가 등락률을 감안할 때 IT와 화학, 증권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14,080원 ▼100 -0.71%) 연구원은 IT(디스플레이, 반도체, 하드웨어)업종의 실적 개선치가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는 점에 주목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반도체는 6월 들어 실적 전망치가 12% 상향 조정됐다. 디스플레이의 적자규모도 대폭 감소해 LG디스플레이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시장의 관건은 이익성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실적전망이 상향되는 업종과 종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이후 실적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2분기 이후 분기별 이익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63,100원 ▼1,300 -2.02%)삼성테크윈 (290,000원 ▲6,000 +2.11%), LG디스플레이 (11,090원 ▲570 +5.42%),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제일모직 (0원 %), 신세계 (156,200원 ▼3,100 -1.95%). 한국타이어 (17,950원 ▲150 +0.84%), SK에너지 (112,700원 ▲2,000 +1.81%),LG파워콤 (0원 %) 등 9개다.



신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실적시즌에 다가갈수록 이익성장성 측면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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