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경쟁, KB·신한·우리 3파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06.17 09:16
글자크기

[금융CEO 77명 설문] 유망업종, 은행>증권>보험·운용

경제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투자은행(IB) 몰락에 따라 외국계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그 자리를 국내 금융기관들이 치고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을 주도할 금융기관은 3곳 이내로 압축되는 등 경쟁이 한층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리딩그룹 'KB, 신한, 우리' 3파전='5년 후 외국계 금융기관의 시장지배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77명의 CEO 가운데 25명(32.5%)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현 수준'과 '더 커질 것'이라고 응답한 CEO는 각각 25명(32.5%) 26명(33.8%)이었다. 지난해 같은 설문에서는 △'커질 것' 61.3% △'현상유지' 22.5% △'축소될 것' 15.0% 등으로 답했다.



'리딩 금융그룹은 몇 개로 재편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3곳 이하(2개 48.1%, 3개 28.6%)가 과반수를 차지했다. 4곳 이상이라고 답한 이들은 15명으로 19.5%였다. 금융권에서 유지돼온 '빅4' 구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리딩그룹은 어디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지주회사로 전환에 성공한 KB금융그룹이 1위를 차지했다. 총 149표(복수응답) 가운데 51표(34.2%)를 얻었다. 신한그룹이 42표(28.2%)로 뒤를 이었으며 다음은 우리금융그룹 22표(14.8%) 산업은행(지주 포함) 8표(5.4%) 등의 순이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도 총 16표(10.7%)로 적잖았다. 5년 뒤 국제적 영업을 펼칠 금융회사(총 82표, 복수응답)로는 삼성그룹(증권 12표, 생명 5표, 화재 4표)이 총 21표로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신한금융그룹은 18표를 얻었으며 다음은 △우리금융그룹 12표 △KB금융그룹 10표 △미래에셋증권·자산운용 8표 △산업은행 4표 등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금융권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IB와 상업은행(CB)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가 부상할 것'이라는 답변이 50명(64.9%)으로 가장 많았다. IB의 주도가 여전할 것이라는 답은 14명(18.2%)이었으며 순수 CB의 강세를 예상한 CEO는 11명(14.3%)이었다. 증권 및 자산운용은 2명(2.6%)에 지나지 않았다.

◇증권 '지고' 은행 '뜨고'=CEO들이 보는 금융권 유망업종도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증권(40%)을 선두로 은행(26.3%) 보험(13.8%) 자산운용(18.8%) 등의 순이었으나 올해는 은행(29명·37.7%)이 증권(27명·35.1%)을 제쳤다. 보험과 자산운용은 10명(13.0%)씩 답했다.



금융권 판도에 대한 전망은 변화가 많았으나 금융정책에 대한 불신은 변함이 없었다. 한국금융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감독·행정적 미숙성 및 조변석개식 정책'을 꼽은 CEO(31명·40.3%)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았다.

이밖에 △선진 금융기법 부재(20명·26.0%) △금융사의 열악한 규모(14명·18.2%) △지나친 대외의존도(10명·13.0%) 등으로 나타났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