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팔고 "인플레헷지자산으로 Go!"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6.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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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중도환매 월2000억원… 원자재펀드 갈아타기 급증

채권에 투자했다가 최근 차익실현을 하고 원자재나 물가연동국채와 같은 인플레이션 투자자산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에 따르면 이 증권사가 제공하고 있는 '채권 중도환매 서비스'를 통해 채권을 환매하는 규모가 올 들어 월 평균 2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1400억원에 비해 43%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채권 가격이 고점이라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채권 중도환매 서비스를 이용해 투자자금을 원자재 투자, 물가연동국채 등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초 이후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채권에 자금이 몰렸다. 삼성증권의 소매채권 신규 판매액은 지난해 월 평균 3200억원에서 올해 5200억원으로 63% 늘어났다.



채권팔고 "인플레헷지자산으로 Go!"


그러나 최근 금융위기가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돼 채권 가격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오히려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만큼 향후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빠져나와 대신 인플레이션 시기에 유망한 투자자산으로의 이동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연초 이후 팔린 물가연동채권 1442억원 중 588억원이 지난 5월 한 달 동안 팔렸다며 인플레이션 이슈가 불거지면서 물가연동채권의 판매가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 유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자재, 농산물, 금 등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은 지난주 기준 1조500억 원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서만 2300억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동양종금증권 리테일 채권파트 관계자는 "물가연동채권의 경우 신규 발행물량이 없어 시장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인플레이션 이슈가 불거지고 분리과세까지 가능해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IB부서 담당 임원은 "채권 투자자들은 주로 금융자산이 많고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투자자들이 많다"며 "지난해 말 신용경색으로 금리가 치솟았을 때 금리인하 추세를 예상하고 투자를 했던 이들이 이제는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을 내다보고 투자 전략을 바꾸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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