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계도 '유럽發 연비경쟁' 시작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6.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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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11년부터 연비기준 강화..국내업체 기술개발 등 대책 부심

유럽연합(EU)이 2011년부터 연료 절약형 타이어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 환경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의회는 최근 자동차에 연비가 높은 신차용타이어(OE)를 의무적으로 채택하고 연비 효율 등을 평가해 가장 높은 성능인 'A 클래스'부터 최하등급인 'G'클래스'로 표기된 스티커를 붙여 최소 기준에 못 미치면 판매를 금지하는 '라벨링' 규제를 통과시켰다.



이번 규제는 차량의 안전성을 높이는 한 편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감축하겠다는 유럽연합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마련됐다. 2011년부터 OE타이어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존품목 등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타이어업계는 이에 따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타이어부터 회전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타이어까지 다양한 기술개발 노력을 진행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국내 타이어 회사들의 유럽 수출 비중은 각 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30%안팎으로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금호타이어 미국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샘플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금호타이어 미국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샘플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 5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갖고 있는 한국타이어 (17,260원 ▼690 -3.84%)는 대전 중앙연구소와 독일 하노버의 유럽기술센터(ETC)를 중심으로 회전저항을 줄이면서도 젖은 노면에서도 미끄러짐을 최소화해 앞으로 시행될 유럽 규제에서 'A 클래스'를 획득한다는 목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기술만으로는 A클래스를 장담할 순 없지만 별도의 연구팀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환경적 측면인 연비와 소음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까지 고려한 타이어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도 유럽 규제보다 1년 앞선 오는 2010년까지 회전저항을 줄이고 마모 성능을 강화시킨 타이어를 시판할 예정이다. 특히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까다로운 환경규제가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는 등 부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타이어 업계의 세계 시장 점유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나 인도 등의 저가 타이어 회사들이 이번 유럽 규제 강화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타이어의 기술 수준은 이미 일본과 거의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오히려 판매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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