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밥캣 차입금 약정 완화 합의 '숨통'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6.03 10:42
글자크기

EBITDA 7배이하로… 2012년까지 재무부담 크게 덜어

두산그룹이 지난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 등을 통해 인수한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에 대한 '재무약정'이 대폭 완화된다.

오는 2012년까지 차입금을 영업현금흐름(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전 영업이익)의 7배 이하로 유지하는 수준으로 수정됐다. 종전에는 올해부터 차입금을 EBITDA의 6배 이하로 맞춰야 해서 두산그룹 측의 재무적 부담이 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밥캣 대주단은 최근 두산그룹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밥캣 인수금융에 대한 재무약정을 대폭 완화키로 합의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7년 밥캣을 인수하면서 산업은행 등 국내외 12개 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29억달러의 차입금을 조달했다.



당시 대주단과 두산그룹이 맺은 재무약정에 따르면 밥캣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의 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지분율 56%)와 두산엔진(30%· 이상 작년 말 기준, 우선주 포함)은 2007∼2008년 밥캣의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6배 이하, 2011년부터는 5배 이하로 유지해야 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EBITDA 부족분을 증자 등을 통해 현금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밥캣은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로 맞추기 위해 4억1400만달러 이상의 EBITDA를 달성해야 했지만, 실제 EBITDA는 약 1억4300만달러에 그쳤다. 목표 EBITDA에 약 2억7100만달러 모자랐던 셈이다. 약정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밥캣에 1억8000만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약정상 목표치는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주단과 두산그룹의 합의에 따라 2012년까지는 밥캣의 차입금을 EBITDA의 7배 이하로만 맞추면 되도록 약정이 크게 완화된다. 그만큼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밥캣에 대한 증자 등 유동성 지원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이번 재무약정 완화는 두산그룹의 자체적인 구조조정안 이행을 전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이날 오전 11시 을지로 두산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DST, 삼화왕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SRS(버거킹, KFC)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새로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4개 계열사의 지분을 묶은 뒤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사주 매각 방안은 이번에 발표되는 방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7년 인수한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의 실적 부진에 따른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