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남의 불행은 나의 기회?'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9.06.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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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GM 잇단 파산 신청..2년만에 증산하며 도약 채비

파산만은 막아보겠다던 크라이슬러와 제너럴모터스(GM)가 결국 무너졌다. 미 자동차업계 '빅3' 중 두 곳이 차례로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이다.

기대와 우려로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빅3'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포드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경쟁사들이 파산 및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 시기가 절묘한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GM이 결국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한 가운데 포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않고 독자생존 노선을 걷고 있는 포드는 경쟁사들의 위기를 틈타 '증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포드 관계자는 "오는 3분기에 승용차 및 트럭 생산을 전년동기대비 1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2년내 처음으로 의미 있는 증산이라는 평이다.

포드는 3분기에 승용차 15만대, 트럭 31만대 등 총 46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년에는 승용차18만4000대, 트럭 23만4000대 등 총 41만8000대를 생산한 바 있다.


WSJ은 "'빅3'의 생산 계획의 차이는 포드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M과 크라이슬러가 구조조정 및 내부 이슈에 집중하는 동안 포드는 증산을 통해 여름 성수기를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국내 경쟁자들과 차별화된 판매를 하게 된 것은 일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라며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잡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포드는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으로 치닫은 최근 7개월 사이 6개월간 꾸준히 점유율을 늘렸다. 지난 4월말 기준, 포드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3%이다.

마크 필즈 포드 북미지역 회장은 "재고율과 시장점유율 성장세를 보면 우리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며 "터널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포드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있다.



GM이나 크라이슬러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긴 하지만 포드 역시 매출 및 수익급감에 시달리고 있다. 1분기에도 1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 포드는 주로 수익성이 높은 'F-150' 픽업트럭 증산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휘발유가가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오른다면 판매에 걸림돌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경제상황도 관건이다. 전반적인 경제 악화는 승용차 및 트럭 모두의 판매를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가정이 동시에 현실화 된다면 포드는 연말에 재고량 증가로 손해를 볼 수 가능성도 적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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