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매도·매수 줄다리기…호가차 1억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6.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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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도자, "수요 꾸준해 가격 더 오른다"
- 매수자, "판교 입주물량 나오면 하락"


↑ 분당 이매동 이매진흥 아파트 ⓒ닥터아파트↑ 분당 이매동 이매진흥 아파트 ⓒ닥터아파트


"앞으로 판교에서 새 아파트 물건이 많이 나올 텐데 너무 비싼 것 아닌가요?"(분당 아파트 구매 희망자)

"지금도 매물이 없어서 못 팔고 있어요."(분당 A중개업소 관계자)



분당신도시 아파트의 매도·매수 호가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매수자들은 분당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 구입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호가는 껑충 뛴 상태다.

1일 분당구 이매동 L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적 경기침체로 분당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졌지만 올 초부터 거래가 상당수 이뤄지면서 싼 매물은 모두 빠진 상태"라며 "단지별로 차이가 있지만 최고점 대비 80~90% 정도 회복했다"고 말했다.



↑ 분당 지역 아파트 매매 변동률 ⓒ부동산114↑ 분당 지역 아파트 매매 변동률 ⓒ부동산114
올들어 분당 아파트 매매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당 월간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1월에 -0.93%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5월에는 0.57%의 변동률을 보였다.

올 1월부터 5월 말 아파트 매매가를 비교해보면 수내동 푸른신성 211㎡는 연초 대비 1억5000만원 올라 11억~15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같은 동 푸른쌍용은 9000만원 뛴 5억8000만~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이매동 이매진흥 125㎡는 9500만원 오른 7억2000~8억1000만원, 아름삼호 102㎡는 6500만원 상승한 5억~5억8000만원 선이다.

이매동 이매성지 125㎡의 경우 올 초보다 1억원 오른 최고 9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급매물가격이 6억5000만원에 그쳤지만, 현재 최저 거래가능 금액은 7억4000만원 수준으로 9000만원 뛰었다.


이처럼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중개업소를 방문한 한 매수 희망자는 "서울 역세권도 아닌데다 오래된 분당의 낡은 아파트를 7억~8억원씩 줘야하는지 고민"이라며 "판교에서 신규 입주물량이 많아지고 전매제한이 풀린 매물이 나오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어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 분당 시세 상승률 높은 단지 ⓒ닥터아파트 ↑ 분당 시세 상승률 높은 단지 ⓒ닥터아파트
이매동 일대의 경우 대기 매수는 있지만 4월보다 문의가 줄어드는 등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분당 아파트값도 5월 중순이후 오름세가 주춤해졌다. 이매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강남 직장인의 수요가 꾸준해 더 이상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당분간 분당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혜승 닥터아파트 리서치팀 연구원은 "현재는 매수 자체가 잦아들고 있는 상태"라며 "분당이 크게 뜨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판교가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오히려 분당 아파트값과 맞물려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강남 아파트값도 정체상태이고 판교 입주가 오는 7월부터 예정돼 있어 분당의 거래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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