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가 인하 '공식 반기'… 벤치마크 깨지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9.06.0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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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간 윈윈 반영안돼, 가격인하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이 철강업계의 벤치마크 가격 결정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중국철강협회(China Iron and Steel Association)가 호주의 리오틴토를 비롯, 일본과 한국철강 업체들 간에 협상된 철강가 인하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며 "중국과 여타 업체들간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철강협회는 전날 홈페이지에 짧은 논평을 내고 "이번 가격 인하는 철강업체 및 광업회사간 상호 이익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고,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리오틴토의 가격인하는 국제 철광석 시장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아울러 중국철강업체 전반에 걸쳐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리오틴토와 전년 대비 33% 떨어진 가격에 철광석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신일본제철도 지난달 26일 리오틴토와 분광 33%, 괴광 44%를 인하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이같은 결정이 나온 직후부터 리오틴토와 한일 철강 선도기업들간 가격인하 수준에 불만을 토로하며 '반기'의 신호를 보냈다.

FT는 "중국이 불만을 표시하긴 했지만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중국철강협회가 강경책을 취하기로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40년간 이어져 온 벤치마크 가격 결정 시스템의 관례를 깨는 것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광산업체와 철강 선도업체간 첫번째 가격 협상이 이뤄지면 그것이 곧 업계의 벤치마크 가격이 돼 왔다.

광산업체들은 중국의 '도전'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요구대로 벤치마크에서 50% 인하한 수준으로 가격을 결정한다면 현물가 아래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라며 "그럴 바에는 차라리 현물시장에서 거래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반기가 벤치마크 가격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일부는 중국의 발언이 시기상조라고 폄하하고 있고, 일부는 올해가 업계의 벤치마크 시스템을 깨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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