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파산, 외환시장 흔들까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6.0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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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모터스(GM)가 1일(현지시간)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및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일단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M과 외환시장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GM대우 선물환 매도 계약이다. 일단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은 4월 29일 5~6월 만기가 돌아오는 GM대우 선물환 거래 절반에 대해 3개월간 만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약 5억 달러 규모다.



이 결정으로 GM대우는 최소 6월까지는 선물환 문제에 대해 한시름 덜게 됐다. 동시에 은행권 및 외환시장 입장에서도 달러 부족 사태를 피하게 됐다. GM대우가 선물환 매도 계약을 정리하면 계약 상대편인 은행은 기존 달러화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고 달러화를 매수해야 한다. 이는 원/달러 환율에 상승 재료로 작용하게 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연장 기간이 길지 않은 점 등이 아쉽긴 하지만, 일단 연장됐기 때문에 GM 파산에 변할 것은 없다"며 "원/달러 환율 역시 당장 상승하거나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채권은행이 만기연장 계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가능성 역시 높지 않은 상황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4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GM대우 선물환 문제에 대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해 선물환 계약을 무리하게 정리할 의향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GM의 파산이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끼치고, 이 영향이 결국 외환시장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GM 파산이 경기 위축 및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이어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파산보호 신청이 '이미 알려진 재료'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효근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은 "지난주 이미 시장이 한 번 흔들렸을 때 리스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GM파산 효과가 실물경기에 영향을 준다면 장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이미 알려진 악재기 때문에 시장에는 이미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면서도 "실제 GM파산 이후 경기가 어떻게 반영하는지는 별개 문제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GM파산이 바로 외환시장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당장 흔들릴 가능성은 별로 없기 때문에 여유가 있다"며 "미국 증시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본 다음 방향성을 정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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