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28일(15:5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KKR이 당초 국내 금융권에 제안한 일정을 무시하고 하나대투증권을 인수금융 주관사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반발이 거세 향후 KKR의 국내 자금 조달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입장에서는 발 빠른 대응으로 인수금융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은 "뒷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선정과정 자체가 입찰방식이 아니라 참여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하나대투증권의 단독 참여는 시장관행을 깬 처사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KKR에게 멘데이트를 받지 못한 시중은행들은 인수금융 주관단(Underwrite group)자격이 아닌 하나대투증권에게 셀다운을 할당받는 형태로만 인수금융에 참여할 수 있다.주관은행(Arranger bank)으로 참여할 경우 떠안은 금액에 따라 담보대리 업무 등 다양한 역할이 주어진다. 물론 맡은 역할에 따라 별도의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단순 참여은행(Participant bank)은 셀다운 물량만 조달하기 때문에 수익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번 딜만 있는 게 아닌데 하나대투증권이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며 "주관은행에서 배제된 다른 은행들이 순순히 하나대투증권 셀다운에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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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하나대투증권이 하나은행을 통해 4500억원 전액을 조달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국내은행들이 신디케이트론 참여를 주저할 경우 인수금융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결국 그에 따른 리스크는 KKR과 하나대투증권이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다른 금융기관에 대한 배려 없이 조달금액을 전부 떠안은 하나대투증권이나 이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 KKR 모두 '소탐대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관행을 깬 KKR과 하나대투증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며 "수익성이나 딜 구조 뿐 만 아니라 업계의 이런 평판 역시 셀다운 참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