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수익률 급등, 경제 회복 위협?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5.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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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국채 수익률 급등 모기지 금리 급등 초래…안정에 빨간 불

미국 국채 수익률이 6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경제 회복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0.14%포인트) 상승한 3.58%를 기록, 지난 11월 17일 이후 6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채권 가격 하락)

5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도 10bp 오른 2.40%, 30년만기 재무부 채권 역시 7bp 오른 4.57%에 거래됐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단기 국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개입 때문에 비교적 낮은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 국채는 실질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국채 금리는 △ 회복 신호 △ 정부 부채 부담 증가 △ 인플레이션 위협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재무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수요처를 찾기 힘들 것이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재무부는 전날 2년만기 채권 발행을 통해 400억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날에는 5년만기 국채 350억달러 어치를 발행했다.



재무부는 28일에는 260억달러 규모의 7년만기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는 등 이번주에만 1010억달러의 자금 조달에 나선다. 재무부는 올 들어서만 국채 발행을 통해 80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올해 2조달러 규모 국채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부가 지금까지 발행한 국채 물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인 9220억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며, 이 가운데 연준이 매입한 분량은 1300억달러에 이른다.

채권 전문가들은 시중에 국채 물량이 넘쳐남에 따라 특히 장기 채권의 금리 상승 추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이 국채를 매입에 나서면서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대세다.


제럴드 루카스 도이치뱅크 투자 자문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적자로 인해 올해 재무부의 채권 발행 규모는 2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며, 이는 연준의 국채 구매 계획인 3000억달러를 크게 능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 해리슨 바클레이캐피탈 채권 책임자는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일정 단계에 이르러 연준의 모기지 금리 안정 노력이 빛을 바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슨은 연준이 모기지 금리를 낮게 유지하려면 최소한 1조달러 이상의 국채를 매입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부 채권 수익률 상승은 결국 모기지 채권 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주택 시장 안정에도 위협이 될 전망이다. 최근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한달간 3.86%에서 4.33%로 상승했다.

무디스는 이날 국가채무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AAA' 신용등급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국채 발행 비용이 급증해 미국 정부의 부양 계획에 심각한 자칠이 빚어질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 장기 국채에 대한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을 경우 회복 기대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채 발행 물량 급증 우려와 함께 인플레이션 전망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우려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현재 6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에 대한 우려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 국채 보유 물량을 줄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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