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후폭풍, 환율 이틀째 상승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5.26 15:34
글자크기

14원 급등한 1263원…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에 상승폭 키워

북한 핵실험은 이틀째 환율 하락의 발목을 잡았다. 환율은 북한발 변수가 발생한 25일보다 하루 지난 26일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상승한 12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째 상승이다. 환율이 1260원대에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1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원 상승한 12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및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도 안 열려 미국발 재료는 없는 상황이었다.

환율은 장 초반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1시간 만에 1260원선까지 올라섰고, 이후 1260원선 위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장중 126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오전 11시 이후 몇 차례 1260원선 아래로 내려오기도 했지만, 이내 1260원대로 복귀했다. 1260원선에서 횡보하다 오후 2시 이후 상승폭을 늘리며 1263원까지 올라선 채 장을 마쳤다.

북한 관련 뉴스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악재에 코스피 지수마저 하락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의 발목을 잡았다. 글로벌 달러 역시 하락세가 주춤해진 상황이다.

북한은 25일 핵실험을 한 뒤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26일에는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가 이어졌다. 또 이날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전면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이 역시 남북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상승 압력에 힘을 실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8.86포인트(2.06%) 하락한 1372.04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578억원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의 매도세에 지수는 점차 낙폭을 키워갔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0.27엔 하락한 94.80엔, 달러/유로 환율은 1.3996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32.7원, 원/유로 환율은 1767.69원 수준을 보였다.



최근 달러/유로 환율은 하루에 1% 이상씩 상승하며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당분간 넘기 힘들 것이라고 여겨졌던 유로당 1.4달러선도 넘나들 정도였다. 하지만 25일 상승세가 주춤해진 뒤, 26일에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주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지만, 악재가 계속되면서 상승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면서 "네고 물량도 예상보다 나오지 않아 하락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이어진 악재에 비해서는 오히려 '선방'했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며 "역외에서 달러 매수가 계속됐지만 예상보다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오히려 1260원대 마감을 일종의 저항선 확인으로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며 "당분간 환율은 1250원대 범위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