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前대통령 유서작성후 곧바로 산행 나서

경남 창원=류철호 기자 2009.05.2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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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23분 만에 작성‥경찰, "유서 조작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서를 작성한 뒤 곧바로 산행에 나서 투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는 24일 2차 수사브리핑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 있는 개인 컴퓨터를 이용해 유서를 작성한 뒤 1분 뒤 산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노 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전 5시21분 컴퓨터 문서파일을 열어 유서 작성을 시작했고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제목의 14줄 글을 23분 뒤인 44분에 마지막으로 저장했다.



유서 작성을 마친 노 전 대통령은 1분 뒤인 45분께 사저 앞에서 이모 경호관을 만나 곧바로 산행에 나섰고 오전 6시20분께 투신 장소인 부엉이 바위에 도착, 20여분 동안 휴식을 취하고 투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 전 대통령은 부엉이 바위에 도착한 뒤 이 경호관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다 때마침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을 보고 "저 사람이 누구지"라며 이 경호관의 시선을 돌린 뒤 투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박모 비서관이 발견했다.

수사본부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서 조작 의혹과 관련해 "사고 직후 사이버수사대장과 디지털증거분석관 등을 봉하마을 사저에 파견해 유족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서가 저장된 사저 거실의 컴퓨터를 정밀 분석했지만 조작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조만간 유족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 사건 현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이는 등산화 한 짝과 피 묻은 상의를 발견해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노구 경남지방청 수사과장은 "유족들의 충격을 고려해 조사 일정은 관련기관 및 유족들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사인에 대한 확인 절차이기 때문에 유족 조사일정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막지 못한 것이 형사입건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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