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하나금융-SK 제휴, 윈윈" 평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5.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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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충분..경기 안좋아 초기 고전 우려도

하나금융지주 (63,100원 ▼500 -0.79%)가 SK그룹과 카드사업에서 손을 잡기로 한데 대해 증권가는 시너지가 충분히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카드업계의 경쟁 강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설립되는 조인트 카드사가 초기에 고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나금융은 오는 8월 하나은행에서 분사할 카드사업부문(가칭 하나카드)과 관련, SK그룹과 지분 양수도 및 사업제휴를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과 SK의 제휴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예상해 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쪽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결합"이라고 평가했다. 하나금융은 우선 분사한 하나카드의 지분 매각으로 인해 매각이익이 발생하고 SK텔레콤의 막대한 고객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 (51,800원 ▼200 -0.38%) 입장에서도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카드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성병수 푸르덴셜증권 연구원도 "하나은행이 공격적으로 카드 마케팅을 벌여 왔지만 외형 확대가 쉽지 않았다"며 "게다가 카드시장이 포화된 상태여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고객들을 활용한다면 시너지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소식이 단기적으로 하나금융의 주가를 끌어 올리지는 않겠지만 최근 단기 급등한 금융주들이 조정 받을 때 조정 폭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나금융이 SK그룹 계열사와의 조인트 벤처 신용카드사를 설립한다면 그룹 수익성은 중장기적으로 개선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회사의 결합이 실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나카드의 설립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데다 카드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서 설립 초기 고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내에 있을 때와 달리 독립카드사가 되면 조달금리가 높아지고 초기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갈텐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막대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손해 볼게 없을 수도 있지만 하나금융이 조인트벤처를 설립해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SK그룹 입장에서는 별로 실익이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금융 주가는 이같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금융업을 비롯한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9시34분 현재 전날에 비해 1.38% 하락 중이다. 반면 SK텔레콤은 통신주의 강세 속에 1.13% 상승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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