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車판매량 급증에도 못 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5.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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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개사 판매 증가세 뚜렷..."정부지원안 끝나면 어쩌나"

5월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업계의 속내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이달부터 시행된 노후차 교체 시 세제감면 등 각종 정부 지원책에 따른 대기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탓이다.

무엇보다 내달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전 차종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30% 인하안이 종료되면 사실상 차 값이 올라가게 돼 판매가 다시 위축될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이달 판매량은 모두 전월대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는 이날 기준 출고대수가 3만7000대를 훌쩍 넘어서며 지난달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기아차 (105,600원 ▲2,100 +2.03%)도 일 평균 2000대 수준의 계약을 이어가며 계약 건수 2만6000여대, 출고 2만1000대를 돌파해 전월대비 20% 늘어났다.

GM대우도 하루 500~600대 정도의 계약이 잇따르며 출고대수도 4000대를 넘었다. 4월보다 20~30% 증가한 수준이다. 르노삼성 역시 계약이 전 모델에 걸쳐 최근 평균보다 30% 이상 늘며 이달에만 8000여건을 기록 중이다. 법정 관리 중인 쌍용차 (5,500원 ▼150 -2.65%)도 전월보다 39% 증가한 3300대 이상의 계약건수를 올렸다.



업계는 이 같은 판매증가가 정부의 세제지원에 힘입은 것으로 본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국내 자동차업계 역사상 이런 대대적 혜택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6월까지가 자동차 구매의 최적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영업현장은 고심이 적지 않다. 노후차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고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소세 30% 인하가 당장 7월부터는 없어진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기아차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은 경기자체가 완전히 회복됐다기보다는 다음달까지만 적용되는 개소세 인하혜택 등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봐야 된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의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도 "6월이 지나면 '아반떼'만 100만원 이상 가격이 올라가는데 고객들에게 이유를 설명할 생각을 하니 벌써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물론 2000년 이전에 등록된 노후차량을 교체할 때 받는 세제감면은 올 연말까지 지속되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객은 제한적이다. 영업점 관계자들은 "계약하는 고객 10명당 1명 남짓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종료되는 개소세 일괄 인하안이 연장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라도 지원안이 연장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 대놓고 말할 수 있는 형편은 안 된다"고 밝혔다.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는 현재 추가 연장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이달부터 시행중인 노후차 교체 지원안의 효과 및 경기회복 추이, 여론 동향 등을 파악하고 있지만 개소세 인하 연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노후차 교체 지원과 달리 개소세 30% 인하안은 시행령만 바꾸면 되는 사항으로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정부의 보다 더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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