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미니 센트럴파크'… 서울이 숨쉰다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05.1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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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서울이 바뀐다 <하>공원 르네상스

↑ 북서울꿈의 숲 조감도 ⓒ서울시↑ 북서울꿈의 숲 조감도 ⓒ서울시


도심 한 가운데 펼쳐진 탁 트인 호수와 푸른 숲. 잔디밭에 누워 한가로이 책을 읽거나 귀에 이어폰을 꽂고 조깅하는 사람들.

할리우드 영화, 미국 드라마를 보면 꼭 한번 등장하는 '뉴요커'의 여유로운 공원의 모습이다.

서울시민들은 이런 풍경을 이제 더 이상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내년이면 서울 곳곳에 '미니' 센트럴파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선 서울시내에서 여의도 크기의 1/3에 달하는 330만㎡가 공원화된다. 뉴욕처럼 대형 공원은 아니지만 조성되는 신규 공원면적을 합치면 센트럴파크(340만㎡)와 맞먹는 규모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총 6016억원을 투자해 벌이는 '생활 주변 공원 만들기'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공원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의 모습을 살펴봤다.



◇ 낡고 녹슨 공원 "아직 죽지 않았어"
↑ 능동 어린이대공원 조감도 ⓒ서울시↑ 능동 어린이대공원 조감도 ⓒ서울시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선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 준공을 기념해 축하행사가 열렸다. 낡고 오래돼 시민들에게 외면 받던 '애물단지' 공원이 개장 36년 만에 산뜻하게 새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주부 황혜정씨(가명·36)는 "화장실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싹 바뀌었고 예전보다 시설이 훨씬 좋아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1973년 개원한 어린이대공원은 한때 연간 이용객 1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으나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줄었다.


이에 시는 2년에 걸쳐 179억 원을 투입해 어린이대공원 56만552㎡ 전체 부지에 대한 전면 성형에 들어갔다.

어린이공원에는 야외음악당 '능동숲속의무대'와 2층 규모의 생태형 수족관 '바다동물관', 대형 새장 '앵무마을'이 새롭게 조성됐다.



특히 바다동물관은 대형 아크릴 관람창을 설치해 백곰, 바다표범의 수중생활을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다. ‘음악분수’는 오색빛깔 물줄기가 모양에 따라 하트·캐논·오아시스·발레 등으로 다양하게 연출된다.

↑ 북서울꿈의 숲에 들어설 문화센터(왼쪽)과 미술관 ⓒ서울시↑ 북서울꿈의 숲에 들어설 문화센터(왼쪽)과 미술관 ⓒ서울시
1987년 개장한 이후 쇠락의 길을 걷던 강북 번동 '드림랜드'도 대형공원 '북서울꿈의숲'으로 재탄생한다. 강북 6개구를 둘러싼 심장부에 들어서는 '북서울꿈의숲'은 시가 3439억원을 투자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야심작'이다.

월드컵공원(276만㎡), 올림픽공원(145만㎡), 서울숲(120만㎡)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규모다.



시는 강북주민들의 ‘생활 속 나들이 공원’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드림랜드 노후 놀이시설을 철거하고 인접 부지를 매입해 공사에 들어갔다. 오는 10월 개장되면 확달라진 공원을 볼 수 있다.

'북서울꿈의숲' 중심부에는 시청 앞 서울광장 2배의 대형 잔디광장, 높이 7m의 월광폭포와 연못 1만1800㎡가 들어선다.

또 다양한 테마를 담은 공원과 미술관, 레스토랑 등 문화·부대시설도 조성된다. 눈썰매장이었던 경사지는 전망타워와 소공연장 등의 테라스 형태 문화공간으로, 창녕위궁재사 주변은 푸른호수와 정자 등 각각의 공간적 특성을 살린 생태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 천편일률 놀이터, 버려진 뒷산‥ '명품'공원으로

쓸모없이 버려졌던 동네 뒷산도 공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양천구 온수도시자연공원, 은평구 북한산도시자연공원 등 20개소는 이미 지난해 공원으로 거듭나 주민들이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서울시는 20년 이상 방치돼 불법경작, 무허가 건축물 건립, 배수불량 악취 등으로 훼손된 시내 산자락 74개소 99만7000㎡가 2010년까지 ‘웰빙공원 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총 2250억원을 들여 '동네뒷산 공원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1단계 20개소를 조성한데 이어 2단계로 노원구 초안산근린공원 등 26개소, 40만㎡를 공원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3단계 사업 올해부터 2010년까지 성북구 성북근린공원 등 28개소, 40만㎡ 등에 추진된다.

↑ 대조어린이공원(왼쪽)과 서래어린이공원 ⓒ서울시↑ 대조어린이공원(왼쪽)과 서래어린이공원 ⓒ서울시
단조롭고 노후화된 놀이터도 어린이의 창의력을 높이는 신개념 공원으로 조성된다. 시는 1440억 원 투입해 올해 150개소, 내년까지 총 300개소의 '상상어린이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상상어린이공원은 놀이터에 자연과 동화 등의 테마를 접목한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구로구 화원공원의 '하늘을 나는 나무기차'는 어린이들이 3m 높이의 하늘역에서 상상나라로 가는 기차표를 사고, 나무기차를 타고 향기터널을 지나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 평범한 잔디밭은 NO!‥이젠 '친환경' 테마공원

↑ 중랑생태문화공원(가칭) 조감도 ⓒ서울시↑ 중랑생태문화공원(가칭) 조감도 ⓒ서울시
공원은 과거 단조로운 녹지공간, 휴식처 구실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테마공원으로 복합화된다.

서울시가 서남권(양천)과 동북권(중랑)에 조성 중인 친환경테마공원이 대표적이다. 먼저 양천구 신월동 구 신월정수장 부지에 올해 말 총 21만7946㎡ 규모의 친환경테마공원이 조성된다. 물을 테마로 한 이 공원에는 362억원이 투입된다. 한강 선유도공원(11만400㎡)의 시설과 규모를 2배로 업그레이드해 서울 서남권 명소로 조성된다.



기존 정수시설을 재활용한 수질정화시스템, 전시·환경 체험시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해 친환경·자원재활용 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정수시설 주변은 과학·탐구 등 테마형 공원으로 조성되고, 주변 임야지역은 웰빙 산책로로 정비된다.

중랑구 망우동 그린벨트 지역 18만㎡에는 가족캠핑장과 바비큐장, 스파가 설치된 중랑생태문화공원(가칭)이 조성된다.



'가족캠프존'은 서울 도시공원에 최초로 도입되는 도심 속 캠핑공간으로 하루 최대 220명이 이용가능하다. 개별시설별로 야외테이블, 바비큐그릴, 전원 공급시설과 화장실, 샤워장 등을 설치되고 특별시설로 스파도 도입된다.

'청소년문화존'에는 청소년커뮤니티센터와 청소년 상담실, 동아리방과 200개 열람석을 갖춘 청소년 독서실 등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주변 15개 학교 1만3700여명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내년 5월 개장을 목표로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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