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관광객이 너무해"

전혜영 기자 2009.05.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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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확산으로 관광업 직격탄, '떨이상품' 봇물 불구 '개점휴업'

신종인플루엔자A(신종플루)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진앙지로 꼽히는 멕시코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멕시코 방문객들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여행 및 관광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다.

◇관광업도 신종플루, '에취'=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현재 저가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멕시코가 최상의 코스일만큼 멕시코 여행 및 관광업계가 '바겐세일'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몇주간 신종플루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멕시코 관광업계는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멕시코 방문객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감염의심자로 분류되면서 현지 국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등 흡사 재난영화의 한장면과 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멕시코의 한 연인이 각자 마스크를 착용한 채 키스하는 사진은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NYT는 멕시코가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어 캠페인을 펼치더라도 전세계에 각인된 이같은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로이터통신<br>
출처:로이터통신


문제는 관광업이 멕시코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멕시코는 지난해 외국인을 상대로한 관광업으로 총 133억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였고, 관광업계 종사자는 200만명이 넘는다. 국가 경제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8%에 육박한다.


NYT는 올초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이미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던 시점에 신종플루 문제까지 터지면서 멕시코 관광산업이 '사면초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정부는 최악의 경우, 올해 외국관광객 수입이 전년대비 50억달러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멕시코 재무상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0.3~0.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민간 합심, 관광객 유치 안간힘=멕시코정부와 업계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호텔 및 항공 업체에 21억달러 규모의 세금면제를 진행키로 했고, 총 4억5000만달러 상당의 대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민간도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 단계 격상을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호텔 체인인 AM리조트는 총 11개 호텔 중 10개 지점에서 "플루프리 개런티"(flu-free guarantee)를 선언했다.

향후 3년만 지정 호텔에 묵었다가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이를 보상하는 '무료휴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37~55%의 할인을 제공하고, 250달러 상당의 음식 및 기타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멕시코 관광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 미국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신종플루 감염의 리스크 문제가 아니라 우리 고객들이 멕시코 방문을 편안하게 느끼는 지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칸쿤의 호텔 객실 점유율은 지난 4월 24일 77%에서 4월말 42%로 떨어졌고, 현재는 23%까지 추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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