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라는 기간도 기간이지만 미국에 함께 가는 의원들의 면면이 만만찮다. 서상기·안홍준·유정복·이계진·유재중·이정현·이진복·이학재 의원 등 측근들이 대거 동행한다. 박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측근들과 접촉을 강화하려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표의 이번 미국 방문길은 지난해 7월 싱가포르 출장 때처럼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방문은 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친박 의원들의 복당 문제가 해결된 직후 이뤄졌다.
박 전 대표는 이번 미국 방문길에 향후 정치활동에 대해 측근들과 속 깊은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이번 미국 방문 일정은 5일 출국한 뒤 △6일 스탠퍼드대 특강 △7일 실리콘밸리 방문 △8일 교민 간담회 등을 소화한 뒤 11일 귀국하는 것으로 그리 빡빡하지 않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내보다는 보는 눈이 적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지 않겠나"라며 "당협위원장 임명과 오는 21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한 정치활동에 대해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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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의원들로선 당장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임명 문제가 급하다. 지난 총선 당시 임명된 친이측 원외 위원장들은 임기가 이미 지난달 중순에 끝났다. 복당한 친박 현역 의원들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선점해 활동하고 있는 친이 원외 당협위원장은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그렇다고 친이측도 당협위원장을 순순히 내놓을 순 없는 상황이다. 지역 기반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당협위원장은 적지 않은 무게감을 지닌 자리다.
당협위원장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조짐을 보이자 당 지도부는 이 문제를 재보선 이후에 해결하기로 했다. 친박측과 당 지도부는 "지역구 현역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순리"라는 점에 대해 대체로 동조하고 있다. 하지만 친이 강성 의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표측은 이번 미국 방문에 친박 의원들이 대거 동행하는데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친박측 한 인사는 "4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휴회기간인 만큼 동료 의원들을 동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친박의 본격적 정치 행보 재개 운운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해석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은 곧이 믿진 않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