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하면서 사실상 수사는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도 박 회장은 정권 측근에 로비를 펼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결국 박 회장의 로비는 실패로 그쳤고,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미 농협 자회사 휴켐스 헐값 인수 등과 관련해 내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고발 이후 수사는 순조롭게 진행되는듯 했다. 지난해 말 전임 대검 중수부팀은 형 건평씨와 박 회장을 구속했다. 이때부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조짐이 보였다.
이인규 중수부장은 지난달 20일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발언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검찰이 지난 7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체포하면서 수사의 칼날은 노 전 대통령 쪽을 직접 향했고, 노 전 대통령은 당일 홈페이지를 통해 "저의 집(권양숙 여사)에서 부탁하고 돈을 받아서 빚을 갚는 데 썼다"고 밝혔다.
정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당일 오후 박씨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은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체포하면서 수사는 흐름을 이어갔다. 이어 하루 뒤 참고인 자격으로 권 여사가 부산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으며,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도 미국에서 급히 귀국해 5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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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1일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 구속하면서 노 대통령 주변인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 지었다. 이어 지난 22일 노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발송해 25일 답변서를 받았으며, 30일 오후 소환일정을 최종 조율했다.
결국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이인규 중수부장의 말대로 노 전 대통령은 4월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1시30분 대검 청사에 들어서며 '잔인한 하루'를 보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