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수급, 1350선에 묶인 환율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4.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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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에도 원/달러 환율 0.5원 하락한 1348원 마감

달러 수요와 공급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종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세도 환율 낙폭을 키우지 못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5원 내린 1348원에 거래를 마쳤다. 21일 1349.5원, 22일 1348.5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는 등 3거래일째 1350원선 부근에 머무는 모양새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3원 내린 1345.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혼조세에도 불구하고 역외환율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13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 1.5원임을 감안하면 전날 서울외환시장 종가(1348.5원)보다 3.5원 내린 셈이다.

개장 직후 1344~1348원 범위에서 등락을 이어가던 환율은 변동 범위를 높여 1350원선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중 한때 1354.2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환율은 오후 들어서 완만한 하락곡선을 그렸고, 결국 1350원선 아래로 내려온 채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2.78포인트(0.94%) 오른 1368.8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보합세를 유지했다"며 "결제 수요가 예상 외로 많이 쏟아져 하락세를 막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1340원대에는 결제 수요가, 1350원대에는 네고 물량이 쏟아지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며 "주식 역송금 수요도 이어진데다 주식시장 상승 외 하락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 하락이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3일 1391.6원에 장을 마감한 뒤 한 달 동안 13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외화조달 사정이 나아지고 있고 국내 주식시장도 활기를 찾아가고 있지만, 일부 위험 요인이 남아있는데다 실물경기 회복도 단시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코스피 지수 상승세도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하락 재료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 산업은행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부업체의 선물환 만기도래 등 부담 요인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지 못하고 막혀있다"며 "하락 재료가 충분한 상황이라 위험 요소들이 정리되고 나면 하락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금융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한국과 다른 신흥국가의 차별성도 강조되고 있다"며 "2분기 환율은 1250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6엔 내린 98.04엔이었고, 달러/유로는 1.3025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75.23원, 원/유로 환율은 1755.77원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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